비만치료 평정 '삭센다'…국감에선 '온탕 냉탕'
심평원 "만성질환 인정 급여 고려"…최연숙 의원 "불법처방·부작용 우려"
2023.10.26 11:02 댓글쓰기

비만인구 증가와 함께 비만치료제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제품은 노보노디스크의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 ‘삭센다’다. 국내 비만치료 의약품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 강력한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삭센다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특히 삭센다는 비만치료제 급여화 가능성과 불법처방으로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점검현황 자료에 따르면 ‘삭센다’ 처방 건수는 지난 2021년 9만112건에서 작년 13만835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6월 집계에서는 8만4365건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처방건수의 절반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큐비아 집계에서 이 시기 삭센다 매출은 396억원으로 전년대비 53.3% 증가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만치료제 급여화 고려 의견이 나왔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정해 치료행위에 대해 급여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한비만학회의 고도비만뿐 아니라 일반 비만도 만성질환으로 인정해 검사부터 약물치료까지 급여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심평원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비만은 사후 관리비와 치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며 “급여 정책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불법처방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삭센다의 상당량이 처방·취급돼서는 안 되는 한방병원과 한의원으로 납품되고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한방병원과 한의원에 납품된 삭센다는 7843개에 달했다. 업계에선 처방내역조차 제대로 파악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연숙 의원(국민의힘)은 “실제 어떻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황 자료를 요구했으나 비급여 항목이라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치과의료기관으로도 비만약 삭센다가 납품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실태조사가 매년 이뤄져왔지만 제도적인 개선방안은 미약했던 것 같다”며 “필요하다면 추가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개선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선 삭센다의 부작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삭센다 부작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젬픽과 삭센다와 같은 당뇨·비만치료제를 사용한 환자가 자살 충동, 자해 충동을 보인다고 보고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해당 약을 처방할 때 자살이나 자살충동 등의 부작용을 안내하게 하고 있다”며 “식약처는 의료진에게 자살이나 자해충동 등 부작용에 대해 안내를 권고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오유경 처장은 “해당 약품은 위해성 관리대상 품목이기 때문에 오남용 우려를 의료진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국내 부작용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외국사례 역시 참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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