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흡입마취제를 도입하며 매출 1조 원 조기달성이 전망되는 가운데,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우주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령은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와의 국내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했다고 11일 밝혔다.
브랙스는 보령과 액시엄스페이스가 각각 51대 49 비율로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최고경영자(CEO)에는 임동주 보령 뉴포트폴리오인베스트먼트(NPI) 그룹장이 선임됐다. 임 CEO는 액시엄스페이스 투자를 비롯한 보령 우주 사업 실무를 총괄해왔다.
브랙스는 액시엄스페이스가 2030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민간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 인프라를 활용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든 사업의 독점권을 갖는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플랫폼 서비스와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개발 등을 추진한다.
우주정거장에서 실험은 지상 모의실험, 프로토콜 최적화, 우주인 사전 훈련 등 준비 과정을 거친다. 브랙스는 초기 계획부터 발사·수송, 실험 수행과 같은 전(全) 과정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 우주인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브랙스는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로 한국 저궤도 우주 경제 활성화와 미래과학자 양성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엄스테이션 모듈 개발 과정에서는 신소재·반도체·에너지 등 국내 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보령이 우주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취임 후 사명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변경하고, 우주 사업 진출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공개한 CEO 서한에서 "미지 환경인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사안에 주목했고, 우주에서 인류 생존에 필요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 진출 당시 주주들은 수익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김 대표는 "많은 분이 보령 본업인 제약업과 너무 다른 우주에 투자해 기업을 망치는 게 아니냐고 한다"면서 "언제 이익이 날지,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만들어내겠다.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가 잘 안되더라도 나머지 하나는 전혀 영향이 없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보령은 우주 사업 진출 선언 후에도 기존 제약 사업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보령은 올해부터 HK이노엔과 각각 자사 블록버스터 신약인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와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에 대해 공동판매키로 했다.
케이캡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1321억 원으로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1위다.
또한 보령은 최근 박스터코리아와 판권계약을 맺고 흡입마취제인 '슈프레인'과 혈액대용제 '플라스마라이트 148주 1000㎖' 등 2종에 대한 국내 판매에 나섰다.
이번 계약을 통해 마취과 약물 포트폴리오를 확대, 사업적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보령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보령의 지난해 매출은 약 8500억 원이다.
앞서 보령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보령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면 2년이나 빠르게 목표 달성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