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제약이 오너 2세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오너경영의 닻을 올린다. 지분 확대 등 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노병태 회장은 최장수 CEO로서 대표직을 이어왔지만 이번에 사임하면서 오너 2세인 김은석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진두지휘하게 됐다.
특히 김은석 대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늘리는 등 경영승계 행보를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독대표 체제 전환을 통해 오너 회사로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게 됐다.
대화제약은 노병태 회장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사임 및 변경 사항을 지난 1일 공시했다. 이로써 최장수 CEO 중 한 명인 노병태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노병태 회장은 지난 1985년 대화제약 영업부로 입사해 2008년 대표로 승진했다. 2015년 3월부터는 창업주 2세 김은석 대표와 각자대표로 회사를 함께 이끌어왔다.
노 전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과 함께 최장수 CEO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대화제약은 성균관대 약대 동기 김수지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이 창업주이며 1984년 설립됐다. 김수지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김운장 명예회장은 2008년 3월에 대표에서 물러났다.
김은석 대화제약 대표는 김수지 대화제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15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라 노병태 전 대표와 함께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번 단독 체제 전환으로 오너경영이 본격화됐다.
김 대표는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해왔다. 지속적인 장내 매수를 통해 대화제약 지분이 처음으로 1%를 넘었으며 자회사 지분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반면 김수지 명예회장은 본인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등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주요 종속 자회사 지분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제약은 리독스바이오 최대주주로, 지난해 지분 62.72%에서 지난해 말 20만주 가까이 매입해 63.80%까지 늘렸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늘리는 이유는 통상 자회사 사업가치 때문으로 자회사 가치 등을 기반으로 상장을 염두하면 가능성이 있다.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해당 자회사 지분을 희석시켜 경영승계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리독스바이오는 오너 2세 김은석 대화제약 대표가 비상근 사내이사이며 2대주주다. 김 대표는 2020년 2.45%, 2021년 2.48%, 2022년 2.52%, 2023년 2.55%로 지분을 늘렸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자회사 지분 확대의 구체적인 사유는 경영진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말 외에 따로 알려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