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약품 유통사 블루엠텍이 국가 필수 백신을 특정 병‧의원에 차등적으로 유통한 정황이 제기돼 향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는 블루엠텍(대표 김현수)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홍역 백신을 특정 병‧의원에 더 많이 공급하고 일부는 제한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루엠텍은 온라인 의약품 유통사로 작년 12월 상장한 예비 유니콘 업체다. 전국 의원 58.7%가 가입했으며 백신 접종 비중이 높은 소아과·내과 등은 95% 이상 활용해 주목받는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말 한국MSD와 'MMR2(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 유통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의약품 공급 범위를 대폭 확대해 시장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매출 성장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의약품 유통사 중에서는 첫 글로벌 제약사 백신 공동판매로 협력 자체부터 의미가 컸다.
의사와 병‧의원들의 경우 블루엠텍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통해 쉽게 한국MSD 백신을 공급 받을 수 있게 돼 진료 현장에서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 차별 공급에 대한 불편함이 제기되면서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가필수 백신 MMR2, 차별 공급되자 비판 목소리
실제로 블루엠텍이 운영하는 의약품 유통 플랫폼 블루팜코리아가 한국MSD 'MMR2' 백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기존 거래가 있었던 병원 중심으로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거래 병원과 우선적으로 거래를 하고 비거래 소아과 병의원은 한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해당 소아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차별공급 행태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MMR2'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백신으로 전국 소아과와 아동병원 등을 통해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백신 차등 공급은 국가백신이라는 공적인 목적을 일부 훼손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부 지역 아이들의 경우 적절하게 백신을 접종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아동병원 소아과 의사 A씨는 "기존 거래가 없던 병원들은 찾는 환자가 많음에도 해당 백신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NIP 백신을 이처럼 유통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고위관계자는 "기존에 거래를 계속해왔던 소아과들은 공급부족 상태에도 공급을 받았으니까 불만은 없는데 거래를 하지 않았던 곳 등은 새로 구매를 하려는 경우 차별이라고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 소아병원도 불만···"약(藥) 들어오지 않는다"
국내에서 홍역 백신은 한국MSD 'MMR2', GSK '프리오릭스' 등이 시판 중이다.
이 중 한국MSD MMR2는 금년 단독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지정돼 생후 12~15개월(1차), 만 4~6세(2차)에는 1회씩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한국MSD와 블루팜코리아가 공급계약 체결 이후 특정 병원 중심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필요 지역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료현장 불편도 예상된다.
국내 소아병원 일부를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접종 가능 병원도 있었지만 제한적으로 공급 받거나 구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이들 병원은 이구동성 "약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지방 중심 백신 수급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백신이 공익적 차원에서 지역 불균형까지 일으키고 있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소재 某아동병원장은 "7월이나 돼야 들어올 거 같다"며 "지난달부터 MMR 접종을 못하고 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부 전문가는 공평하게 공급돼야 할 NIP 백신이 특정 병·의원에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 새로 거래 맺는 과정에서 다른 약까지 함께 거래를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MSD 관계자는 "GSK의 NIP 참여 중단에 따라 기존 2가지 백신 제품으로 시행하던 NIP를 당사 MMR2로 단일 공급하게 됐다"며 "여기에 세계적 홍역 유행에 따른 정부의 예방접종 권고에 따라 백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의료 현장에 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수급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소아 2차 접종까지 안정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전체 병의원들에 균형 있게 공급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루엠텍 관계자는 "특정 병의원을 중심으로 약을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블루팜코리아 회원이 아닌 곳에도 원활히 공급 받을 수 있도록 165개 도매상과 신규로 거래했다. 미끼 회원가입 종용, 공급양 차등 유통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NIP 백신을 공정하게 또는 공공보건에 문제 안되도록 공급 방법을 논의 후 이뤄진 것"이라며 "홍역 백신은 2차에 걸친 접종을 받기 때문에 기존 아동이 접종 받았던 의료기관은 해당 아동이 다시 방문할 수 있고 이러한 이력을 기준으로 제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MSD 단독으로 공급하게 되면서 전체 공급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신규로 발생하는 환자 아동이 있는 병원의 경우도 공급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수량을 제한적으로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