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환자 전신에 영향을 주고 사망까지 이르는 치명적 질환이다. 레주록은 기존 반응하지 않는 환자 폐(肺), 간(肝) 숙주 반응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혈액내과)는 지난 24일 사노피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레주록(벨루모수딜메실산염) 품목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희제 교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질병 부담 및 치료 한계’를 주제로 현장 의료진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전했다.
"환자 42%, 진단 당시 4개 이상 장기에 숙주 반응을 앓고 있는 등 치료 어려움"
김 교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혈액암 환자의 암 재발을 제외한 '비재발 사망률'에서 37.8%를 차지하는 주요 사망 원인”이라며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제가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도 70%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외 2차 치료제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아 3차 치료로 넘어가는 환자가 50%나 된다”며 “환자의 42%는 진단 당시 4개 이상 장기에 숙주 반응을 앓고 있어 새로운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절반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이며 전신에 걸쳐 다발적으로 숙주 반응이 발생하는 중증질환이다.
전신을 뒤덮는 붉은 발진 등 피부 숙주 반응, 구토 및 설사 등의 위장 숙주 반응, 안구건조 및 광선 공포증 등의 안구 숙주, 폐와 간의 숙주 반응 등이 나타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이뤄진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핵가족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여자도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숙주 질환 발생 가능성이 더 커졌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과중한 의료 비용으로 인해 환자들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속적인 관리와 다학제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이번에 허가된 사노피 레주록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새 작용기전을 가진 ROCK2(Rho-associated coiled-coil kinase2) 억제제로, 이 질환만을 위해 특화된 의약품이다.
ROCK2는 염증 반응과 섬유화 과정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경로다. 레주록이 이 과정을 선택적으로 저해함으로써 염증 반응 등을 억제하고, 가장 치명적인 폐와 간의 손상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을 특징으로 의료현장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폐와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혈액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치료제가 절실했다”며 “레주록은 의료 현장에서 쓰임이 더 필요하겠지만 환자 폐와 간 숙주 반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치료옵션”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