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및 직무 정지 이후 윤 대통령 측 변호사가 "내란죄를 생각한 적 없고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향후 진술과 사법절차에서 사실관계를 따져보겠다며 혐의를 부인, 탄핵 방어에 나선 것이다.
1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과 법무법인 동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석 번호사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40년 지기다.
그는 현재 윤 대통령이 국민·언론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여기고 있어 이 같이 나서게 됐다고 했다.
석 변호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만났는데, 국회의원을 '체포하라', '끌어내라' 등의 용어를 쓴 적이 없다고 했다"고 앞서 계엄군 지휘부가 진술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실무장하지 않은 300명 미만 군인들이 계엄 당시 국회로 갔고, 대통령은 '절대 시민들과 충돌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석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과 관련해 당당한 입장이다.
그는 "국민과 전 세계에 타전될 회견을 통해 '나 내란한다'고 하고 말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며 "2~3시간만에 국회가 그만두라고 그만두는 내란이 어디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은 임기 내내 대통령직 수행 어려움과 인간적인 모멸감을 겪었지만, 계엄이 그러한 감정을 표출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국가 비상사태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구체적 심경을 묻는 질문에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해당 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거대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석 변호사는 "대통령이 국민께 송구한 마음은 여전하나, 앞으로의 사법 절차에는 소신껏 입장을 피력하며 당당히 맞서겠다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석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탄핵심판을 통해 야당의 끊임 없는 대통령 끌어내리기 책동을 기각해야 이러한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정치폭력이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석 변호사 입장 발표에 야권은 분노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 측을 자처하는 변호사가 횡설수설했다. 내란범들의 증거 인멸 시도 및 말 맞추기, 대국민 협박이다. 윤석열이 내란이 아니라고 하면 내란이 아닌 것이냐"고 지적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병력을 동원한 전국단위 비상계엄을 무슨 검사 시절 압수수색 정도로 생각했다는 것이냐"며 "윤석열은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는 심각한 수준으로 위험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