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는 예상대로 참담했다.
정부가 기존 모집 마감날이었던 지난 1월 17일, 다급히 접수기한을 19일까지 이틀 연장했지만 지원자는 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인턴 모집과 레지던트 추가모집이 예정돼 있으나 현 상황으로서는 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의료대란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인력대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데일리메디가 19일까지 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을 진행한 10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원자가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친 병원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의료사태 이전에 지원 현황을 즉각 공개했던 분위기와 달리 이번 모집에서는 과반의 수련병원이 비공개를 요청했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수련병원 전반적으로 지원율이 너무 저조하다"며 "또 소수 지원자가 표적이 돼 공격을 받는 것도 우려돼 공개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지원현황을 공개한 병원 중 국제성모‧길‧노원을지대‧대전을지대‧동국대일산불교‧부산대‧삼성창원‧상계백‧순천향대부천‧인제대해운대백‧인하대‧제주대‧한양대‧한양대구리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이 10명 이하였던 계요‧녹색‧대전선‧안양샘‧용인정신‧원자력‧유성선‧의정부을지대‧제주한라‧포항성모병원과 국립재활원 역시 지원자가 없었다.
그나마 단국대병원 지원자가 2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세브란스‧경북대‧동국대경주병원이 지원자 1명으로 '0'의 행진을 막았을 뿐이었다.
상급년차 모집 역시 결과는 참담했다. 인제대상계백병원이 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대‧한양대병원 3명, 강동경희대‧동국대일산병원 2명, 노원을지대‧동아대‧부산대‧제주대병원 1명 등에 그쳤다.
빅5 병원 중에는 서울아산병원이 "레지던트 1년차와 상급년차를 모두 포함해 한 자릿수"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접수가 연장됐던 지난 주말, 지원자가 늘어난 곳은 없었으며 도리어 몇몇 병원에서는 지원 취소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만 전해졌다.
의료계 "정부, 2025년 의학 교육 마스터플랜 제시해야"
정부는 오는 2월 재차 레지던트 추가모집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소한 현재까지는 복귀 전공의에게 대한 특례가 이번 모집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7~8월 실시된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도 이번과 유사한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저조한 지원율로 마무리됐던 만큼, 의료계는 이번 모집을 앞두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 없이 후속 조치에 불과한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 방침을 발표했다"며 "대단한 특혜를 제공하는 듯 말하지만 주제에 벗어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정부가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수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길만 열어주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지난가을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복귀 전공의 숫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직 전공의들의 군복무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2월 병원을 떠날 때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내용"이라며 “주변에서 파악하기로는 입대를 꺼리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의료계는 최우선 요구사항이었던 의대 증원 백지화가 물 건너간 현재, 정부에 대화 선결 조건으로 2025년도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김택우 회장은 지난 17일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도 "지금 상태로는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2025년 의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 의학교육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빠른 시간 내 의료계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다음 레지던트 추가모집의 결과도 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