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긴급회동을 가졌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엄중한 상황 전달과 의사파업에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박능후 장관은 오늘(20일) 오전 10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회의실에서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병원장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현재 상황은 강조할 필요 없이 엄중하다”며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의료인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치하했다.
이어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데다 전국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행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대규모 2차 유행을 막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박능후 장관은 의료계 집단행동의 단초가 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현재의 안(案)은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대 정원에 대한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언제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다. 의협과 협상에서도 얘기했다”며 “의료 불균형, 지역 의료격차 해결에 대해 병원장들도 복지부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장들은 복지부의 달라진 자세를 주문했다. 완곡한 어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某대학병원장은 “보건의료계 수장으로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청해 현재의 보건의료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병원장은 “이곳까지 오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오늘 만남 후에도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전공의, 의대생까지 집단행동에 참여해 사태가 심각하다. 우린 병원장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권한도 힘도 없다. 복지부가 달라진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19일) 오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가진 회동 결과를 언급했다. 결국 의협에서 예정했던 집단행동 추진을 막지 못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사안이 엄중한 가운데 어제 의협과 대화를 나눴다. 대화 과정은 유익했고 서로 기대한 내용과 상호 간 해야할 일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이견을 해소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대, 사립대의료원장들은 누구보다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오래 고민하고 노력한 분들로 안다. 상황의 엄중함과 움직임에 대해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걱정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 같은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고,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지혜를 가감 없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가능한 의견 전체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복지부 측에서 박능후 장관과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병원계에서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을 비롯해 윤환중 충남대병원장, 이승준 강원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문정일 가톨릭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최호순 한양대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