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교수비대위)가 오늘(30일) "교수들이 체력적 한계에 도달했다. 경증환자, 꼭 상급종합병원에 오지 않아도 다른 치료를 할 수 있는 환자의 진료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수비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진료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는 2차 성명서를 통해 사직서 제출 상황과 지난 29일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 등을 전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우선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현황에 대해 "3월 25일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이후 5일간 수천명의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 곁을 지키고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교수들도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마음은 한결같다"고 덧붙였다.
교수비대위는 4차 총회에서 의료진 피로 누적과 환자의 안전 진료를 고려해 일부 진료를 줄이기로 뜻을 모았다.
방 위원장은 "전국 비대위 소속 한 대학병원 설문조사 결과에서 교수들 근무시간은 현재 주 60시간에서 98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 비대위는 4월 1일부로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는 오프를 원칙으로 하는데 동의했다"며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해 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의사들 감정 건드린 박민수 차관과는 대화 못 한다"
교수비대위는 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언론대응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방 위원장은 "박 차관은 국민을 호도하고,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물건 취급하는가 하면 막말에 가까운 언사로 협상과 대화할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될 박 차관을 언론대응에서 제외해주기를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강홍제 원광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차관은 의사를 무시하는 언사로 의사들, 전공의들 감정을 건드린 상태다. 어떻게 그런 대상과 대화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태를 악화하자는 게 아니라 대화하기 위해서는 저희와 감정선이 상한 박 차관이 언론대응에서 내려오고 다른 분이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진료 계획에 대해 "지금까지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환자들을 진료했지만 결국 체력적 한계가 왔다. 앞으로 경증환자는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에 오셔야 하는 분이나 급한 환자들은 의사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