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항생제 사용 증가에 따른 내성 관리가 시급하지만 정부 지원 및 전문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향균요법학회(회장 김성민)는 13일 '2018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 전문가 포럼'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김성민 회장(해운대백병원 감염내과)은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는 전세계 인구가 100만명을 웃돌고 2050년이 되면 10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우리가 항생제 내성을 억제하지 않으면 30년 후에는 매일 전쟁을 치르듯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은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다. 2016년 OECD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항생제 처방량은 2002년 하루 1000명당 15.9명에서 2013년 24.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6년에는 34.8%로 더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네덜란드의 사용량은 9.7명, 스웨덴은 13.5명, 체코 19.3명, 프랑스 30.3명 등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은 21.1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병원별 항생제 처방률을 2006년부터 공개한 결과 항생제 처방률이 2006년 49.5%에서 2016년 35.6%로 줄었으나 ‘급성하기도감염’은 2006년 21.7%에서 2016년 35.8%로 늘어났다.
배현주 항생제관리분과위원장(한양대병원 감염내과)은 "정보공개 정책이 전체 호흡기질환의 항생제 처방을 줄이지는 못했고, 다만 공개되는 상병명만 의사들이 회피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구체적인 실천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안으로 항생제 스튜어드십(적정 항생제 사용 유도 프로그램) 개선 및 확대와 프로그램을 활용할 전문인력 양성이 지목됐다.
배현주 위원장은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은 감염내과 전문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이 수가 충분하지 않고 여러 업무를 겸직하고 있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생제 적정사용은 항생제 내성 예방뿐 아니라 치료성과를 개선시키므로 환자의 안전에도 지대한 영향이 있기 때문에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국가적으로 확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차의료기관, 중소병원 장기요양병원의 감염관리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엄중식 내성균관리분과 위원장(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은 "내성균 확산의 중요한 장기적 거점이 되는 중소병원이나 장기요양병원은 내성균 보균의 현황조차 파악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제내성균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배양검사와 유전자 검사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충분한 격리실의 운영을 위한 건강보험 급여가 현실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제내성균 보균 환자 정보를 의료기관이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원이나 이송과정에서 선별적인 격리와 지속적인 감염관리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