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신생아 결핵예방을 위해 접종하는 경피용 BCG 백신에서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된 가운데 일선 의료진들의 반발이 거세다. 류영진 식약처장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는 9일 이번 BCG 백신 비소 파동에 대해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표에 백신을 접종한 부모들은 엄청난 두려움과 죄책감에 빠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나섰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지난 8일 "일본 후생성이 결핵 예방을 위해 1세 미만의 영아에게 접종되는 BCG 백신의 첨부용액(생리식염수주사용제)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돼 출하를 정지했다"며 해당 제품 회수 조치를 내렸다.
다만, 일본 후생성은 백신이 아닌 첨부용제(생리식염수액)가 일본약전 비소기준을 초과한 것이나 일본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의 건강영향평가 결과, 함유된 비소로 인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어 회수 없이 제조소 출하만 정지했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 "일본 후생성의 조치를 면밀히 검토한 후 국내 BCG 백신 대체품이 있는 점을 고려해서 우선적으로 해당 제품의 회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사회는 "나라 전체가 마치 휴일에 기습 당한 한국전쟁과 다름없을 정도로 극심한 혼란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식약처는 어린이들에게 투여되는 백신을 포함한 모든 약제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의사회는 "백신이 수입되는 과정에서 주사용제의 중금속 검사는 실시조차 하지 않고 넋 놓고 있다가 일본 후생성 발표가 있고서야 집에 불난 것처럼 허둥대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식약처와 복지부는 일본 후생성의 하부기관인지 의심스럽다"며 "일본 후생성은 백신을 회수하지는 않았음에도 한국 식약처와 복지부는 혼란을 부추긴 채 백신을 회수 조치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그 동안 수입된 백신이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것인가, 위험한 것인가"라며 "이 같은 행보는 충분히 그럴만한 의심을 가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약재 함유돼 있는 비소 관련 검사 내용 공개" 촉구
소청과의사회가 수 년 전 이른바, 소아전문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받은 후 탈모를 일으킨 어린이들이 복용했던 한약에 대해 식약처에 탈모 원인 중 하나인 비소에 대한 검사를 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한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의사회는 "식약처는 백신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오늘도 처방되고 있는 한약재에 대한 비소 검사는 어떻게 실시했는지, 또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을 즉각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단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은 식약처와 복지부의 인적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의사회는 "류영진 식약처장 박능후 복지부 장관 등 책임자를 문책하고 잘못이 밝혀지면 즉각 파면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