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11월11일 개최되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일주일여 남겨진 상황에서 집회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된 서초구의사회 단독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고도일 회장[사진]이 집회 이후 의료계 행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법부·입법부 설득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치 마련해야"
고도일 회장은 "의협에서 주최하는 행사기 때문에 회원들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궐기대회를 통해 의사들이 입장 표현을 하고 나면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이후 사법부, 입법부와 논의를 해야 하고 국민들에게도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현재까지는 의협 최대집 회장이 잘 하고 있다"는 평(評)을 내렸다.
그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다"면서 "지난번 대의원회 임시총회를 봐도 전체적으로 최대집 회장에 지지와 신뢰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는 잘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구속과 관련해서는 의사들 입장을 정확히 잘 알려야 한다. 최 회장 역시 이번 궐기대회 이후 의료계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집회 이후엔 법제화를 통해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한 번에 성공하긴 어렵겠지만 잘 하고 있고, 잘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도일 회장은 "이번 의사 3인 법정 구속과 같은 사례가 앞으로 1차의료에 더 큰 장벽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회원들이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희귀질환이라 의사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처음 진료한 의사까지 구속되면 1차의료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고의성이 없는데도 법정구속이 되면 앞으로 어려움을 감수하고 힘든 수술을 하려는 의사는 없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고의성 없는 의사도 법정구속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환자에게 필요한 수술이 사망률이 50%일 경우 어떤 의사도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다. 꼭 필요한 수술도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라며 "이는 밥그릇 싸움과는 다르다. 국민들도 이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의사들 입장을 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600여명 참석 성황리에 열린 구의사회 단독 학술대회
한편 지난 4일 서초구의사회는 단독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 등록인원은 600여명으로 예정보다 많은 인원이 사전 등록하면서 조기마감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구한 직원 다음날 사직, 해결책은?'이라는 강의가 마련돼 참석한 회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고도일 회장은 "학술대회 개최에 앞서 사전에 회원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다"면서 "개원의들은 함께 일하기로 한 직원이 금방 관두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심리학 전문가를 강연자로 초청해서 해결책을 논의하는 세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서초구의사회 회원이 절반 정도다. 타지역 회원들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라며 "서초구는 지역구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시나 전국을 상대하는 병원이 많다.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개업이 많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초구 의사회원이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서초구에 살면서 다른 지역에 개원하신 분들도 많다. 앞으로 이분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 의사들의 단체가 아니라 구민,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