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억제제가 주도하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SGLT-2억제제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직듀오' 국내 영업을 대웅제약이, 아스텔라스 '슈글렛'은 한독이 맡게 되면서 향후 SGLT-2 억제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의 올해 1분기 당뇨병 치료제 원외 처방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DPP-4억제제가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SGLT-2억제제가 추격하고 형국이다.
올해 1분기 DPP-4억제제 처방액은 1190억원 정도로 전년 동기대비 처방액이 약 8.0% 증가했다.
DPP-4억제제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MSD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 엑스알 등 '자누비아 패밀리'는 총 374억원이 처방되며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자누메트'(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는 169억원대 처방돼 전체 당뇨약 중 처방 1위를 기록했다.
'자누비아'(시타글립틴)는 106억원, '자누메트 엑스알'(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12.9% 처방액이 증가했다.
베링거인겔하임 '트라젠타 패밀리'는 올해 1분기 272억원어치 처방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1.9% 늘어난 액수다.
그러나 '트라젠타'(리나글립틴)의 1분기 처방액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보다 4.1% 성장한 '트라젠타 듀오'(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가 135억원 처방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국산 DPP-4억제제 당뇨약인 LG화학의 '제미글로 패밀리' 약진도 눈에 띈다. '제미메트'(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의 올해 1분기 처방액은 130억원으로, 이는 작년 1분기 96억원보다 34.5% 성장했다.
'제미글로'(제미글립틴)도 74억원어치 처방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제미로우(제미글립틴+로수바스타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처방액이 집계되기 시작해 1분기 4400만원을 기록했다.
노바티스 '가브스'(빌다글립틴)와 '가브스메트'(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는 22억원, 85억원 처방됐지만, 작년 1분기보다 17.0%, 6.6% 하락했다.
이 밖에 한독 '테넬리아 패밀리', 아스트라제네카 '온글라이자 패밀리', 다케다의 '네시나 패밀리'는 각각 68억원, 56억원, 54억원어치 처방됐다.
국내제약사인 JW중외제약의 '가드렛 패밀리'는 28억원, 동아ST의 '슈가논 패밀리'는 19억원 처방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8%, 18.9%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한 DPP-4 억제제 시장과 달리 SGLT-2억제제 시장은 '2강(强) 1약(弱) 체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SGLT-2억제제 처방 규모는 약 1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8억원보다 42% 커졌다.
내분비학회 관계자는 "SGLT-2억제제는 혈당 조절은 물론 몸무게와 혈압까지 낮출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며 "당뇨병 환자의 74% 정도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고, 54% 정도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어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주자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1분기 실적은 64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4% 늘었다. '직듀오'(다파글로플로진+메트포르민)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9.1% 증가한 23억원을 기록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3월 '국내 영업 강자'로 손꼽히는 대웅제약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 향후 보다 적극적인 시장 확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로플로진)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유한양행과 코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자디앙의 올해 1분기 실적은 43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03.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집계된 자디앙 듀오(엠파글로플로진+메트포르민)는 1분기 2억원어치 처방됐다.
SGLT-2억제제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아스텔라스 '슈글렛(아프라글로플로진)'은 처방액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8억원어치 처방된 슈글렛은 올해 1분기 6억9000만원어치 처방되며 실적이 15.6% 줄었다.
슈글렛 역시 새로운 코프로모션 파트너로 '한독'을 선택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처방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DPP-4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한독이 SGLT-2억제제 품목을 하나씩 보유하고 국내 영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