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오는 11월 9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가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결과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 88.08%, 반대 11.75%로 가결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 2103명이 참여해 투표율 83.36%를 기록했다. 이 중 1544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반대는 206명이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은 오는 11월 9일 1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차 파업은 이틀 후인 13일로 예고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 7월 31일 1차 미팅을 시작으로 단체교섭 16회, 실무교섭 13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청소, 주차, 경비, 시설, 전산, 식당 등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인력충원 ▲인사비리로 해고된 비정규 근로자 복직 ▲복지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다. 지난해 12월 사흘 간의 파업 사태를 맞았던 서울대병원 노사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 내용은 본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되, 정규직 전환방식은 노사•전문가협의기구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노사 간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상하면서 비방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5개월 이상 정규직 전환 논의를 거부하고 노사전협의체가 꾸려진 이후에도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청소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다는 이유로 논의를 거부하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어 정규직 전환 논의가 파행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연장근무 축소와 인력충원을 놓고도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 스케쥴표 조작 등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병동 간호사들의 스케줄은 주 5일 근무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6일을 근무하는 등 전산 상으로는 마치 주 5일 근무를 하는 것처럼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위진술 강요와 폭언 논란까지 제기되는 등 노사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3개월간 인내심을 갖고 교섭에 임했지만 직원들의 절실한 요구안에 대해 병원측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힐난했다.
이어 “노조원들의 압도적인 파업 찬성에 따라 요구안 쟁취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11월 9일 파업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