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송인금)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규제 완화 대책을 제시했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짚으며,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각 산업별 관계자들의 입장을 수렴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가 아닌 실질적이고,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총 3가지 사안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3가지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 개선 및 이중규제 소관부처 역할 강화, 국제조화를 통한 안전성 증대다.
먼저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시판 과정에 빗대어 문제점을 지적했다. 협회 발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은 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신의료기술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만약 신의료기술에 포함된다면 임상자료 중심의 평가가 다시 진행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경제성 평가를 받게 된다. 신의료기술 대상이 아닐 경우에는 바로 경제성 평가로 이어진다.
협회 관계자는 “새로 개발된 의료기기는 식약처 허가가 있어도 신의료기술평가 및 요양급여 대상 지정을 받지 않으면 의료기관에서 사용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의료기술평가 요건 중 추가 임상자료 제출이 요구된다면 2~3년 소요된다”며 “신제품이 출시도 되기 이전에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은 제한적 급여를 허용해 판매 물꼬를 틔워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기기에 대한 전파법, 계량법, 동물용의료기기 등 부처 간 이중규제에 대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예를 들어 체온계, 혈압계는 의료기기법 하에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량법에 따른 이중 관리로 인한 검정절차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는 원자력안전법의 과도한 기준 적용으로 발목이 잡혀있다.
협회 관계자는 “제품 출시에 필요한 허가기간 지연 및 비용 증가는 곧 환자의 의료비 가중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중규제를 통합해 소관부처의 정기적 일괄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제와 관련해서는 ‘국제기준 조화’가 거론됐다.
협회 관계자는 “제품의 안전성, 유효성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에 관한 자료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임상시험 관련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고 본질적 동등성 원리에 근거한 임상자료 요구 및 자료 인정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우수한 제품의 국내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조업계 역시 힘들다. 중소업체가 다수인 국내 업계의 실정을 반영해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