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송도국제병원, 칭다오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추가 건립을 두고 연세의료원 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법인이사회에서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수술실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향배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연임에 성공한 연세대학교 윤도흠 의무부총장은 “추가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연세대학교 법인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7월12일 정책이사회를 개최, 용인동백세브란스 수술실 확장과 관련한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 구성원 중 한명인 연세대 박창일 前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이 750병상에 수술실 규모가 18개인데, 수술실은 확장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설계 변경 시 수술실을 확장할 수 있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前 의무부총장의 언급에 대해 윤도흠 現 의무부총장은 “현재로써는 수술실의 추가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추가로 확장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 前 의무부총장은 “병원에서 확장이 가장 어려운 것이 수술실이므로, 지금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의 측면에서 향후 수술실이 부족할 때 확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재차 의견을 개진했다.
문제는 연이은 병원 추가 건립으로 내부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교수들이 수술실 등 시설확장에 대한 수뇌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측면이다.
최근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선거에서 윤 의무부총장보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던 이유도 무리한 병원 확장으로 인한 일선 교수들의 피로감이 컸던 데 기인한다.
익명을 요구한 연세의료원 교수는 “문재인케어 등 의료원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병원을 세 개나 건립하고 있는 것”이라며 “병원 건립 등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 반발이 많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결국에는 교수들에게 돈을 많이 벌라는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수술실 한 곳을 늘리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10억원 가량이 들고, 수술실 증설에 따른 교수들의 업무 부담을 감안하면 윤 의무부총장이 추진 중인 사안에 대한 반발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한편, 윤 의무부총장은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개원·안정적인 운영, 송도국제병원 착공 등을 우려하는 교수들의 의견에 대해 몸을 낮추는 모양새를 취한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교수들의 다양한 의견이 의료원 정책과 사업에 반영되도록 의사결정 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개선을 통해 경청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