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괄수가제(DRG) 의무적용에 대해 의료계가 가진 불신 해소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의료의 질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환자 분류체계 개정, 원가산출체계 수립, 병원비용 중 의사비용을 분리 등의 해결책을 제시, DGR가 가진 우려 불식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배경택 보험급여과장은 21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DRG 지불제도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한국DRG 10년의 경험 및 현안’에 대한 발표를 가졌다.
먼저 배 과장은 우리의 DRG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DRG는 행위량 증가 등의 개선을 위해 1994년 논의를 시작, 1997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 기간을 거쳤다. 2002년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7개 질병군(61개의 DRGs)에 한해 DRG를 시행했다.
참여율은 지난 2002년 57.5%에서 2011년 10월 현재 72.6%로 높아졌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7개 질병군의 지불제도별 지출규모 증가율은 행위별수가제가 3.3%였고, 포괄수가제는 2.7% 늘었다.
이후 급증하는 의료비의 안정적 관리와 급여 보장성 확대를 위해 정부는 지속적인 포괄수가제의 당연참여 도입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많은 오해에 따른 공급자들의 반대와 제도 미비로 성공하지 못했다.
배경택 과장은 “지난 15년 동안 DRG 당연 적용을 위해 수 차례 시도 했지만 당시 의료계는 정부정책에 불신이 컸을 뿐만 아니라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어서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형병원들은 여전히 행위별수가제를 통해 비용 청구하고 있으며, 포괄수가제에 참여하는 소규모 의원들은 포괄수가제를 통해 행위수가제보다 더 많은 이윤을 갖게 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월 15일 기존 포괄수가제를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DRG 제도 확대의 당면과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공급자 불신 △DRG 지불제도가 공급자들의 소득을 낮추고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전망 △대형병원에 중증질환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상태다.
배경택 과장은 “지금도 DRG를 하게 되면 처음에는 올려주고 그 다음부터는 일정량을 통제, 경영과 의료의 질 측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영을 효율화 한다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DRG를 시행해온 외국에서도, 질 저하에 따른 국내 연구결과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질적 평가를 통해 지정되고 있는 전문병원에서도 대부분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질 저하 측면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배 과장은 “향후 당연적용을 도입해도 일정수준 이하로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후평가나 모니터링을 위해 유효데이터 프로파일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를 통해 제도개발 등 발전방향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배경택 과장은 “환자분류체계 개정 방법에 대한 준비, 투명한 병원 운영, 의사비용과 병원비용 분리 등의 논의가 시급하다”면서 “오는 2016년까지 중장기 과제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