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위암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가 새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면역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주효한지 아직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팀이 새로운 바이오마커 기대주를 발견해 이를 토대로 한 치료법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위암센터 강원기·이지연·김승태·김경미 교수팀은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연구를 진행해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기존 치료법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환자들로,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을 투여해 2년 간 추적 관찰을 시행했다.
이후 환자의 절반 정도인 30명에게서 암세포 감소가 확인됐고, 이 중 15명은 30% 이상 종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75% 이상 종양이 사라진 환자도 5명에 달했다.
이들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해보니 종양이 줄어든 환자들에게서는 공통점이 있었다. 암세포가 줄어들 정도로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모두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PD-L1이 양성인 경우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특징들도 새롭게 밝혀져 학계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이 유전체 분석한 환자(57명) 중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환자 전체에서(6명) 종양 감소율이 30%를 넘었고,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나타난 환자도 1명을 제외하곤 6명의 종양 감소율이 50%를 웃돌았다.
반대로 메센키말 아형(EMT) 위암환자는 PD-L1의 양성 여부와 상관없이 반응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으로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과 함께 면역항암제 반응을 높이기 위한 신약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연구팀은 “치료가 제한적인 진행성 위암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얼마나 효과 있을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맞춰 치료 전략도 짤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환자맞춤 치료를 가능케 해서 전이 위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세계적 학술 권위지인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