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민 속여…응급‧중증환자 절규"
의대교수비대委 "9월 진료 가능 지역병원 응급실 파악해봤나"
2024.08.30 11:07 댓글쓰기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체계 위기설을 일축한 것에 대해 의대 교수들이 "응급‧지방의료가 문제없다고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IMF 사태 20일 전까지 외환위기는 절대 없다고 장담하던 1997년을 떠오르게 한다"고 개탄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비)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위기, 의사 수 부족때문 아니다…대통령이 국민 선동하는가"


교수들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필수의료를 유지해왔지만 이제 지역병원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이제는 의료대란이 지방과 응급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인 의료붕괴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응급실 대란에 대해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진단했으나 교수들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붕괴는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교수들은 "그 많은 산과 전문의들은 왜 분만을 하지 않고, 소아과 전문의들은 다 어디에 있나. 응급의학과는 왜 전문의를 구할 수 없고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를 유지하면서 의사들의 값싼 노동력과 비급여, 실손 보험으로 적자를 채우도록 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필수과만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놨다. 이제 와서 의사가 부족해 필수과를 안 한다고 의대 증원으로 낙수 효과를 통해 필수과를 채워야 한다고 국민을 선동하나"라고 지적했다.


"현재 위기 원인은 대통령, 지역병원은 가보셨나"


교수들은 한층 심각해진 의료위기의 원인 제공자는 윤 대통령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자부심으로 일하는 필수과 의사들을 한순간에 낙수의사로 만들어 병원에서 나가게 만들고, 돈만 밝히고 자신들의 이익만 지키려하는 카르텔로 규정했다"면서 "이렇게까지 한국 의료를 되돌이킬 수 없게 망가뜨려 놓고 아직도 개혁을 운운하냐"고 질타했다.


교수들은 또 "대통령님이야말로 지역병원을 가보셨나"라고 물었다. 앞서 윤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체계 위기설을 "의대 증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그런 분들의 주장"으로 치부하며 기자들에게 "의료현장을 한 번 가보라"고 한 것을 꼬집은 셈이다.


"9월 수시 시작 전에 정부‧국회‧법원 2025년 증원 멈춰야"


교수들은 "그간 병원을 지키며 증원 취소로 의료 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힘이 부치도록 노력했다"면서도 "언론과 정치인들은 의료붕괴가 임박했음을 알고 있다. 교수들은 이젠 더 이상 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전문의, 진료지원 인력 중심의 병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눈앞에 있는 환자를 근근히 진료하며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낙담했다.


끝으로 교수들은 "9월 9일 수시가 시작돼 정원이 증원된 채로 2025학년도 입시가 진행되면 더 이상 한국 의료는 희망조차 없어진다"면서 "국회는 당장 국정조사를 실시해 정부가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직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스스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 대화에 나서라"면서 법원에는 "다음 주 의대 증원 관련 판결을 통해 2000명 증원 처분 효력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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