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규제·투입인력 증가, 수가·기준 개선돼야”
“업무 수행인력 상급종합병원 9%-종병 12%, 내부 자정활동 지원도 필요”
2024.11.18 10:41 댓글쓰기



[기획 下] 이형순 좌장 : 지난 5년 간 정부가 의료용 마약류 관리 규제를 강화해 왔다. 그만큼 관리 업무가 늘었을텐데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나 


정은경 국립암센터 약제부 파트장 :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보고되는 데이터가 연 1억건 이상이고 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0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기준,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 기준을 마련했다. 금년 6월부터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처방 전에 환자 마약류 투약내역을 반드시 조회토록 의무화했다. 


약사들 업무도 기존 업무 외에 원내 마약류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처방 전산을 제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업무가 생겨났다. 이에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 비중이 높아져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2년 의약품정책연구소의 ‘병원약사 인력기준지표 개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마약류 업무 수행 인력은 상급종합병원 7.7%, 종합병원 9.3% 였다. 올해 병원약사회의 ‘마약류 관리업무 최적화를 위한 제도개선 연구’ 결과 각각 9.31%, 12.92%로 모두 늘었다.  




이형순 좌장 : 이렇게 늘어난 마약류 업무량에 비해 상대가치 보상률은 여전히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은경 국립암센터 약제부 파트장 : 입원환자 1일분 약품 기준으로 마약류의 상대적 업무량은 상당하다. 일반약을 100으로 두면, 향정신성의약품(향정)의 경우 조제 상담업무가 162%, 의약품 관리업무는 402%다. 마약의 경우 각각 246%, 620%나 된다. 


황보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약제팀장 : 마약류 수가의 상대가치 보상률은 일반약과 비교해 상당히 저조하다. 올해 기준 조제준비·조제·투약·복약상담 업무는 일반약 상대가치 보상률을 100으로 뒀을때  상급종합병원에서 향정 62%, 마약 41% 등이었고 종합병원은 61.7%, 40,7%였다. 의약품 관리 업무 보상률도 상급종합병원 향정 35%, 마약 23%, 종합병원은 향정 25.6%, 마약 16.6%로 조사됐다. 




“인건비 9%만 보전” 현실과 동떨어진 마약류 관리 수가…“업무 고도화 한계”

“실시간 모니터링 감시시스템 구축돼도 병원 내 관리절차 준수가 효과적”


이형순 좌장 : 수가 보상은 낮은데 약사 전체 인력의 10~12%까지 마약류 업무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제도 지원이 필요한가 


황보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약제팀장 : 적절한 수가 보상이 필요하다. 현재 마약과 향정을 묶어 마약류 관리료가 책정돼 있는데, 이 수가로는 인건비 9%만 보전한다. 마약관리 업무가 향정에 비해 관리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법규 위반 시 행정처분도 무겁다. 이를 분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사 마약은 조제료 자체가 없는 등 마약류 조제 수가 가산은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와 유사한 보건의료서비스 체계를 가진 일본은 마약 지도 가산 수가 8515원을 인정하고 있고 이는 향정 대비 9배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년 기준 마약류 관리료는 외래환자 방문 당 160원, 입원환자는 일당 240원이다. 이 상태로 마약 관리업무를 고도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정경주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 마약류 관리자를 둬야 하는 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NIMS를 통한 마약류 실사용 데이터가 확보됐으니 마약류 사용량을 반영해 마약류 관리자 수의 차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1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월평균 마약 처방환자 수는 2만7000명, 향정 처방은 1만7000건이 넘지만 현행 법상으로는 마약류 관리자를 1명만 둬도 된다.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1인 또는 시간제 근무약사를 둬도 되는 의료기관의 마약류 관리자는 조제 인력 외 별도 전담 인력을 지정해야 더욱 철저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임윤희 前 아주대요양병원 약국장 : 실제 요양병원에서 약사 업무는 재원 환자의 정규약 조제·검수 및 마약류 관리 비중이 크다. 그 외에도 재고 파악 및 약품 발주, 의료기관 인증 등 모든 약제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이에 요양병원에서 현재 약사 인력으로는 조제 이외 다른 업무를 병행하기 어렵다.


황보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약제팀장 : 향후 투약 이력 의무화가 펜타닐에서 확대될 것이고,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감시시스템도 오픈한다고 한다. 이러한 국가 시스템을 아무리 잘 구축해도 의료기관 내부에서 마약류 적정 사용 및 철저한 관리 절차를 준수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다. 


의료기관 내 마약류관리위원회를 설치해 마약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 환자 중심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활동의 중심은 역시 마약류관리자를 비롯한 병원약사가 된다. 의료기관 내부 자정활동을 지원하고 격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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