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외과수술 메카 진주제일병원 도전 '고도비만'
경남권 유일 '비만대사수술 기관' 인증…"지역 환자들에 최고 술기 제공"
2024.11.18 05:24 댓글쓰기



필수의료 위기감 속에서도 묵묵하게 각종 고난도 수술을 이어가며 지역의료 붕괴 저지선 역할을 수행 중인 진주제일병원이 또 하나의 수술 영역을 개척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경남 지역 ‘외과수술 메카’로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진주제일병원의 새로운 도전 역시 오롯이 환자에 맞춰져 있다.


고도비만 환자들의 마지막 선택지인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다양한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진주제일병원은 최근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로부터 '비만대사수술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경남 지역 유일한 비만대사수술 기관 인증이다.


비만대사수술 기관 인증은 비만대사수술 질을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확립해 국민건강 및 의료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해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시행하는 제도다.


인증을 위해서는 비만대사수술 인증의와 전문 코디네이터 외에도 내분비내과,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등으로 구성된 협진체계와 전문 간호사, 임상영양사 등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또 수술실, 중환자실, 내시경실 등 전문설비와 기기를 완비하고, 비만대사수술 전후 환자교육 프로그램과 자료 수집 체계도 갖춰야 한다.


서전(surgeon) 기근 상황에서도 무려 5개 수술팀을 운영하며 24시간 응급수술 시스템을 가동 중인 진주제일병원은 평가를 무난히 통과하며 비만대사수술 수준을 인정 받았다.


이번 인증은 그동안 진주제일병원이 걸어온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 진주제일병원은 1966년 개원 이래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그 어떤 고행도 기꺼이 감내했다.


외과 의원으로 출발한 만큼 야간이나 휴일에도 수술을 멈추지 않았다. 종합병원으로 거듭난 1981년에는 응급수술이 가능한 경남의 유일무이한 병원이기도 했다.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승승장구했지만 환자에게 보다 나은 치료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새로운 술기에 도전했다.


개복수술이 주를 이루던 당시 개념 조차 생소했던 ‘복강경 수술’에 주목했다. 배울 곳도 없었기에 진료 후에는 비디오 테이프로 술기를 익히고 돼지로 연습을 거듭했다.


드디어 1993년 4월 경남 최초로 복강경 담낭 절제술에 성공하며 진주제일병원의 복강경 역사가 시작됐다. 현재 이 병원 외과계 수술의 98%가 복강경으로 이뤄진다.


‘환자’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진주제일병원은 다른 병원들이 기피하는 영역도 환자를 위해 마다하지 않았다.


힘겨운 외과 중에서도 손실이 가장 큰 ‘화상센터’를 한치의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치료받을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게 이유의 전부다.


이번 비만대사수술 인증 역시 경남 지역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제공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진주제일병원 정의철 병원장은 “우리가 필수의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진료 기회조차 받지 못할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힘든 길이지만 뚝심 있게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