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사선사협회가 CT, MRI 등 영상·방사선진단 의료장비 1대당 일정 운용인력 의무화 및 전문방사선사제도, 교육평가원 법제화 등을 통한 역량 강화에 나선다.
또한 간호협회의 간호법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해서 방사선사 고유업무 침탈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의료연대와 결속,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정환 대한방사선사협회장(삼성서울병원)은 6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방사선사 역량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3월 제25대 대한방사선사협회장에 취임한 한정환 회장은 전국 5만 여명 방사선사를 대표해 향후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우선 그는 정책적으로 임기 내 방사선사 교육평가원, 전문방사선사 제도, 영상·방사선진단장비 운용인력 법제화를 추진한다.
방사선사 교육평가원은 교육부를 포함 여러 기관과의 관계가 얽혀 있기에 법제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방사선사 교육 질을 높여 국민건강에 기여하려면 반드시 교육평가원이 출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3년부터 협회에서 자체 운영 중인 전문방사선사 자격 인증의 정부 공인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전문약사처럼 법제화를 통한 정부 차원의 공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사선사 교육 질(質) 제고, 국민건강 기여 차원 교육평가원 반드시 설립"
"20년 넘도록 협회 자체 운영된 전문방사선사제도, 정부 공인 법제화 필요"
협회는 치료방사선, 핵의학검사, 초음파 검사 등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질 높은 영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년 넘도록 해당 제도를 자체적으로 시행해 왔다.
CT, MRI 등 영상·방사선진단 의료장비 1대당 운용인력을 갖추도록 하는 법안 발의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적정 인력 배치는 방사선사 수요 증대와 함께 국민건강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만4940명이던 의료기관 근무 방사선사는 2022년 기준 3만1427명으로 5년 동안 6487명 늘었다.
종별로 구분했을 때 종합병원에서 5787명에서 7310명으로, 상급종합병원은 4035명에서 5358명, 병원은 4305명에서 5024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요양병원의 경우 2018년 1366명에서 1359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를 장비 수로 계산하면 장비 1대당 이를 운영할 방사선사 인력은 채 1명도 되지 않는다. 병원의 경우 장비 1대당 방사선사가 0.32명으로 가장 적고 이어 요양병원 0.42명, 종합병원 0.50명, 상급종합병원 0.75명에 불과했다.
한정환 회장은 “일부에선 무면허자들이 방사선기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없이 국민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공익신고제도를 활용해 이를 퇴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 내 장비 관리 및 방사선량 관리를 위해서라도 관련 법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국회가 바쁜 상황이지만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협회는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그 부당함을 알려 국회 통과를 막아낸 간호법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앞서 한 회장은 ‘간호법 저지를 위한 보건복지의료연대 단식 투쟁’에 나선 바 있다. 간호사가 면허 범위를 벗어나 비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해 방사선사를 비롯한 보건 의료인 업무를 침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료지원인력협의체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한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의 관련 부서를 만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대한간호협회장과의 미팅에서도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정환 회장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간호법 제정이 아닌 다양한 의료 직역과 협업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단체행동 등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