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지역 사회로 돌려보내 주는 요양병원 퇴원환자 지원제도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건강보험연구원의 요양병원 퇴원환자 지원제도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행된 요양병원 퇴원환자 지원제도는 장기입원 환자에게 퇴원과정을 지원하는 단계별로 건강보험 수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2020년 기준으로 이 제도를 활용해 실제로 퇴원한 뒤 자원 연계까지 모두 지원받은 환자가 95명에 불과, 사업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구원 조사 결과 요양병원에서는 해당 제도 적용 대상자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환자나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퇴원을 통보하는 경우 지원과정 시작 자체가 어렵다.
또 사업상에는 입원 후 120일부터 퇴원지원 과정을 시작하게 돼 있는데 현실적으로 늦은 시점이다.
연구원은 "실제로 심층평가 실적이 높은 병원에서는 환자가 입원한 시점부터 퇴원 환자 지원 과정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주거 환경이 부적절하고 퇴원 시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거나, 장기요양 재가급여 서비스 등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요양병원 입장에서도 퇴원이 쉽지 않다.
연구원은 "요양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를 지역에서 관리하는 공무원이나 사회복지관 담당자 등이 부재하고, 퇴원환자에게 연계할 지역 자원과의 네트워킹을 요양병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요양병원 퇴원 환자 1052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51%가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에 재입소했다.
퇴원 후 장기요양 재가급여를 이용하거나 거주지가 본인 혹은 자녀의 집인 경우는 재입원 확률이 낮았다.
연구원은 "퇴원환자 지원제도 단계별 수가 청구 요건을 개선하고, 입원 후 사업 시작 시점을 앞당겨 환자 입원 초기부터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 미국, 영국 등에서도 환자 입원 초기부터 입원 평가를 실시, 퇴원을 준비할 수 있게 제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요양병원 장기입원자가 퇴원 후 지역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지역사회 연계 활성화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원연계 관리료 산정 기준을 완화하고, 퇴원환자가 지역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확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