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개정 보완책, '산부인과 상담수가' 신설 필요'
최안나 낙태특별위 간사 '시술 의료인 부담 고려·미프진 의료기관서 직접 투약
2020.11.07 06: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낙태법 개정에 따라 여성들의 임신중절수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술 전후 진행되는 의료진과의 상담에 별도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은 2019년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산부인과 등 의료계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낙태법특별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했다.

 

최안나 대한산부인과학회 낙태법특별위원회 간사는 한국의료법학회가 6일 개최한 낙태죄 관련 법률개정안을 둘러싼 의료법적 쟁점토론회에서 낙태법이 개정되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여성의 낙태 접근성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지난 2018년 조사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5%는 "인공임신 중절 시술 전후 의료적 상담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97.7%는 의료 상담 외 심리 정서적 상담이, 96.7%는 출산 양육 관련 정부 지원 정책 상담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응답해 낙태 관련 상담 제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또한 안전한 낙태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안전한 낙태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상담을 제시하고 있다.

 

최 간사는 이처럼 낙태 전후 상담 제도에 대한 필요와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국민에게 제공돼야 한다시술 의사에게 상담 등 비의학적 낙태 결정 과정에 대한 책임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적인 의료 시술과 마찬가지로 낙태 시술 의사는 시술 과정만 책임지고 낙태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며 만약 낙태에 대해 의사에게 상담 의무가 추가될 경우 별도 상담료 책정은 필수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산부인과 의사가 낙태뿐 아니라 계획 임신이나 피임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경우 또한 상담료가 진료 수가로 인정되지 않았다앞으로 계획 임신과 피임에 대한 상담수가를 신설해 산부인과 의사에 의한 효과적인 낙태 예방 상담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프진 도입하면 의약분업 예외 약품 지정, 산부인과 병의원서 직접 투약"

  

또한 낙태법특별위원회는 최근 의약계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미프진국내 도입과 관련, 신중하게 결정하고 만약 도입하면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해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직접 투약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안나 간사는 보사연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약물 사용자 74명 중 53명인 72%가 약물로 인공임신중절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추가 수술을 실시했다약물 낙태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에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프젠 국내 도입은 임상 시험 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임신중절 방법은 선택권 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해야 한다"며 미프진을 국내에 도입하게 되면 안전한 사용과 여성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 의사 관리 하에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직접 투약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 간사는 WHO가 지난 2005년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것은 의료접근성이 좋지 않은 일부 국가를 위함이지 낙태약이 수술보다 안전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수술은 술기가 미숙한 의사에게 받게 되면 자궁 유착이나 천공 등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무자격자에 의한 수술은 위험이 크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일부 개발도상국 등 국가를 위해 WHO는 낙태약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낙태 받기 어려운 곳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수술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낙태약에 대한 접근성을 열어둔 것이다"며 "약물에 의해서든 수술에 의해서는 낙태는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에 의해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 여성의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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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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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16 16:32
    최안나 선생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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