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형태로 개발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춘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3일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양광모 성균관의대 디지털융합미래의학교실 교수가 '원격의료와 헬스케어 미래 예측'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양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의협 주장이 원론적으로는 맞다"면서도 "인구 고령화, 의사 집단 세대 교체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양 교수는 먼저 '4차 산업혁명과 보건의료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변화하고 있는 의료체계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말을 인용하면서 "21세기 최대 혁신은 생물학과 기술 교차점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비대면 진료 역시 이 같은 변화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교수에 따르면 흔히 원격의료로 일컬어지는 비대면 진료는 의사가 ICT 기술을 활용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원격진단과 원격치료 중심 의료서비스를 일컫는 개념이다.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2020년 2월 2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최근에는 국회서 여야를 불문하고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담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 교수는 의사 단체도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맞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대면 진료, 원론적 입장에서는 의협 주장 타당"
그는 "비대면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서비스 품질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는 의협 주장이 원론적으로는 맞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양 교수는 ▲의학적·기술적 안정성 확인 ▲임상적·정책적 유효성 증명 ▲경제적·산업적 접근 지양 법적 문제 해결 ▲개인정보 유출 우려 해소 ▲적정수가 책정 등을 접근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양 교수는 "한시적 허용이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는 주목할 만 하나 산업적인 접근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대 흐름에 따른 다양한 접근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의사 집단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진료에 호의적인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의사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기존 세대와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중지를 모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양 교수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코로나19로 수년이 걸릴 디지털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의사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준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