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브란스병원이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진료 공백과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퇴직 교수'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진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6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연세대학교 이사회는 최근 비상 정책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은 전공의 공백을 퇴임 교원을 활용해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인건비를 조정해서라도 유능한 퇴임 교수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금기창 의료원장 "퇴임 교수 재고용토록 제도 마련 등 진행"
이에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정책회의를 통해 퇴임 교수를 재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며 현재 일부 퇴임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퇴임 교수 투입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퇴직 교수가 복귀하더라도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모두 메우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기창 의료원장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당직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퇴임교수가 당직의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체 의사 가운데 전공의 비중이 30∼40%를 차지하는 만큼 전공의 이탈로 인한 후유증이 큰 상황이다.
이미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15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알리고 산하 병원인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대상은 의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으로 이들 규모만 1만2000여 명에 달한다.
당시 금 의무부총장은 "현재 의료원은 큰 경영 위기에 있다. 진료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어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전공의 복귀가 불발되면서 경제적 손실도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이에 연세의료원은 이달부터 일반직 직원 대상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도 집단사직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퇴직 교수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필수의료 분야 진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시니어 의사 활용 비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시니어 의사를 신규 채용하고 퇴직 예정 의사는 채용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50세 이상 79세 이하 의사 중 활동하지 않는 의사는 약 4166명으로 50대는 1368명, 60대는 1394명, 70대는 1404명이다.
또 최근 5년간 전국 의대 퇴직 교수는 연평균 230명, 누적 1269명이다.
정부는 시니어 의사 투입 지원을 위해 4월부터 국립중앙의료원 내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병원과 시니어 의사 연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