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진료비를 결정하는 환산지수에 대한 유형별 차등화를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상대가치 점수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상대적으로 외과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외과계열 의사회와 만나 빠르게 수가 보상 방안 및 개선안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8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논란이 일고 있는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현실화한 ‘2025년도 병‧의원 환산지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의원 유형 환산지수는 94.1원으로 올해 대비 0.5% 인상됐으며, 외래 초진 및 재진 진찰료를 각각 4% 인상하는 안(案)이 통과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에 추가 투입될 재정은 33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850억원은 기존의 방식대로 환산지수 인상, 나머지는 상대가치와 연계해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인상에 투입된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화 절대 불가를 선결 조건으로 주장하며 수가협상에 임했고, 병협 역시 상대가치점수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으로 환산지수 차등화를 수용치 않았다.
이 국장은 환산지수 차등 적용 결정이 ‘의료계 갈라치기’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수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를 하지 못해 상대가치점수 불균형을 교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년 인상되는 환산지수 계약시 불균형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유형별로 1~3% 인상이 각각의 입장에서는 적어보이지만, 결코 적은 재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인상률 1%대를 받으면 의료 행위마다 몇백원 오르는 수준이다. 원가보상이 높은 행위와 낮은 행위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계약을 이어가는 것보다는 불균형을 맞춰가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진찰 횟수 적은 외과의원 손해 사실 아니고 다양한 시범사업 추진”
정부는 의원‧병원 유형 환산지수 및 환산지수 차등 적용으로 불이익이 예상되는 외과계 의원에 대한 수가 개선방안을 빠르게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국장은 “의협은 초‧재진 진찰료를 4%씩 인상하면 진찰 횟수가 많은 과가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외과 의원은 손해라며 필수의료를 강화하려는 정부가 외과를 무시한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외과 관련 심층상담 시범사업 참여가 저조해 폐지한 후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 초‧재진 진찰료 인상 등을 감안, 빠르게 외과계 의원 수가 개선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내용은 건정심에서 부대의견으로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진료과에 불이익이 아닌 균형을 맞추자는 정부 제안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의원급 외과 계열 지원을 위해 의사회 등과 만나 다양한 시범사업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진행된 외과계 심층상담 시범사업 등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의원 초‧재진 진찰료 인상 결정에 대해선 “진찰료가 (원가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수술‧처치를 인상하면 의원 외 병원에도 영향이 있는 것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국장은 “진찰료는 의원과 병원이 따로 있어 의원급 초‧재진 진찰료를 인상하면 재정이 그대로 의원으로 투입되는 사실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면 불만은 없겠지만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 환산지수 차등 적용으로 개선하면 플러스와 마이너스 진료과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호도해선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