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요양급여 수가협상에 적용되는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 실효성 저하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감을 나타내는 한편 정확한 원가 조사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SGR모형은 약 13년 동안 요양급여 인상율 계산에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에 따르면, SGR 모형을 적용할 경우 수가를 오히려 낮춰야 해 사실상 근거 자료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공단도 이에 대한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SGR 모형은 이미 미국에서도 폐기됐다. 원가 조사 작업이 마무리되면 SGR 모형보다 원가 기반의 환산지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연구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올해 종합병원에 대한 원가계산 매뉴얼을 발간하고, 내년에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매뉴얼 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종합병원급 원가계산 매뉴얼은 11월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없이 향후 보건의료 및 회계학회 등의 자문과 감수를 거쳐 유관기관과 병원 등을 대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다만 의원급의 경우 원가자료를 추출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이나 전문인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비 실태조사서 및 청구자료 등을 원가계산과 함께 이를 검증하는 데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강청희 이사는 “수가협상과 관련된 연구용역 발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는 “수가협상은 연구용역을 근거로 했으며, 목표 진료비에 대한 의견차가 있었던 것이지 형식과 내용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있었던 수가협상에서 의원과 병원 등 주요 단체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을 두고 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강 이사는 “연구모형 정밀화와 표준화에 있어서는 발전했으나 공급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 강화를 위한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가 산출을 위한 추가적인 보험자병원 설립 필요성에도 공감을 나타냈다.
강 이사는 “원가조사 차원에서 영남과 호남 지역에도 보험자병원을 추가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할 것을 계획했고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필요성도 있지만 예비타당성조사의 벽(壁)을 넘어야 한다”며 “진행 중인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예타 통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