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전국을 덮치면서 동났던 전담병상에 다소 여유가 생기는 모습이다.
민간병원들이 거점전담병원에 자원하면서 많은 병상이 확보됐으며 새해 일 확진자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목표치를 초과해 병상을 확보했던 정부 방침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의료계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위험군인 요양병원발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정 연휴 감염전파 위험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코로나 거점전담병원들의 전담병상 가동률은 절반 정도 수준이다. 병상이 부족해 환자를 받을 수 없던 시기와 비교하면 그나마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다.
거점전담병원인 수도권 소재 A병원 원장은 “우리병원의 경우 35병상 정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약 25개 병상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며 “중환자병상은 3개, 준중환자병상은 5자리 정도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 B전담병원 관계자는 “거점병원을 시작한지 1주일 만에 첫 환자를 받았다”며 “병상부족 문제가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운영 직후 환자가 물밀 듯 들어올 줄 알고 많이 긴장했는데, 아직까진 배정된 환자가 많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거점전담병원인 지방 C대학병원 또한 “지자체를 통해 중환자·중증환자만 배정되고 있는데, 현재 병상 가동률은 50%가 조금 안 된다”며 “10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면 40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 D거점전담병원 관계자는 “40여개 병상 중 3분의 2 정도가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환자를 받을 병상이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적정한 수준의 가동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거점전담병원들의 병상 가동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정부가 병상확보 계획을 수립할 당시보다 일 확진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방역당국은 일주일 하루평균 확진자수가 1천명 대를 넘어섰던 지난해 말 병상확보 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당초 목표했던 1만 병상보다 2031병상 많은 1만2031병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코로나19 일별 확진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일 이후 7~800명를 기록하다가 11일에는 40일만에 400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거점전담병원들은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지금은 확진자수가 다소 감소한 것처럼 보여도 한파가 지나가고 구정 연휴가 시작되면 언제든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단 것이다.
의료계 전문가들 또한 수도권 병상부족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 충분한 여유병상을 구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A전담병원장은 “일 확진자가 4~5백명대로 크게 감소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열흘이면 5천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결코 적은 확진자수가 아니다”며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한 요양병원·요양원발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으로 고위험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진 방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거점전담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100%다. 한번 감염이 확산되면 병상 포화는 시간 문제란 것이다.
경기 지역 E거점전담병원 관계자는 “최근 인근 요양병원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고 수도권 지역 환자들까지 배정돼 병상이 꽉 찬 상태다”며 “지자체에선 추가 병상지원까지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