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9일 간호법이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기습 통과됐을 때도 자리에 있었고, 이번에는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나오는 와중에 캐스팅보트까지 쥐게 됐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간호사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간호법의 상징이 됐고, 해당 법안이 본회의를 넘으면 최 의원의 최대 치적이 될 전망이다. 간호법을 둘러싼 간호사와 타 직역들의 총궐기가 잇따르며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데일리메디가 최 의원을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 [편집자주]
“대통령 선거 당시 각 당 후보가 약속했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충분히 심사 후 대안을 마련했다.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단호했다. 간호사 출신인 그는 간호법을 계기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간호법이 논의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지난 5월 9일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리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간호법이 의결됐다.
국민의힘이 “회의 2시간 전 일정 통보는 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단독 의결로 보기는 어려웠다. 국민의힘 소속 최 의원이 제1법안소위장에 있어서다.
이후에도 그는 지난 16일 민주당 주도로 열린 ‘간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여당 소속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간호법 본회의 상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최 의원의 존재는 더욱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복지위가 본회의에 간호법을 부의하려면 재적위원 3/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복지위 전체 24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은 14명.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간호법 본회의 부의에 찬성해도 1명이 모자라다. 여당인 최연숙 의원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최연숙 의원은 당내 곱지않은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간호법은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 표 행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간호법은 국민건강 증진·돌봄 등도 할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안이 통과돼 질 좋은 간호를 받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간호사가 의사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단호히 배척하며, 숙련 간호사의 현장 이탈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간호부원장을 역임했다.
최연숙 의원은 "의사가 부족하고,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간호사들이 PA 등의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 업무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라고 설파했다.
이어 “코로나를 겪으며 중증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호사가 모자라 힘들었다”며 “상급종합병원도 신규 간호사 이직율이 30~40%다. 이런 상황에서 안심하고 환자를 맡길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간호법 당위성으로 간호 영역 전문화를 들기도 했다.
그는 “의료가 소화기내과, 간담췌내과 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처럼, 간호도 돌봄, 사업체, 노인장기요양 등으로 전문화 되고 있다”며 “간호는 간호대로, 의료는 의료대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는 의료대로, 간호는 간호대로 발전 지향"
"간호법, 간호사 아닌 국민을 위한 법으로 역할"
"반환점 돈 의정 활동, 앞으로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주력"
최연숙 의원은 반절 정도 남은 임기 동안 보건의료 안전망 마련에 중점을 두고 전문인력 양성 및 훈련,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국산화 지원 등에 경주할 계획이다.
각종 사고와 재난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골자로 한 정신건강복지법 통과에 이어 앞으로도 보건복지위와 여성가족위원회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전문인력 양성 및 훈련,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국산화 지원, 병원과 지역사회에서의 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마류 관리 강화 등에 관심을 갖고 관련법 발의도 준비 중에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국민들이 힘들어 했고, 그 여파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치도 간호처럼 하면서 국민 곁에 있는 국회의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