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으로의 진행 위험이 큰 C형간염의 국내 퇴치 길이 열리게 됐다.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 도입이 결정된 덕분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혈액으로 전파되는 전염성 질환인 C형간염은 감염되면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의 만성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암은 사회경제적인 활동이 활발한 40∼50대에서 암종별 사망원인 1위다. 원인 질환 중 B형간염이 61%, C형간염이 15%를 차지한다.
WHO에선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2015년 대비 간염 발생률 80%, 사망률 65% 감소) 달성을 위한 국가 인증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C형간염 지표들은 퇴치 목표와 상당한 차이를 보여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C형간염은 무증상 감염이 대부분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지만 경구용 치료제를 8 ~ 12주 투여할 경우 98% 완치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증 간질환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감염원을 제거해 C형간염 전파 확산을 막는 최선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B형간염 검진은 만 40세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돼 관리 중이지만 C형간염에 대한 국가검진체계는 없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지난 3일 열린 제2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위원장 복지부 2차관)에서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 도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25년부터 만 56세(2025년 기준 1968년생)에 해당되는 사람은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때 C형간염 항체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대한간학회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 완치의 길로 이끌어 이들이 간경변증, 간암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윤준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C형간염은 조기발견도 중요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간과하기 쉬운 질병”이라며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C형간염으로 진단 받으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국가건강검진 내 C형간염 검사 도입으로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 청장은 “대국민 홍보 강화, 임상진료지침 개발, 고위험군 대상 검진 및 치료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C형간염이 홍역, 풍진, 폴리오에 이은 4번째 퇴치 감염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