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하는 사고를 낸 의약품 유통업체 ‘신성약품’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백신 유통과정 등에 대한 적정성 확인 및 기준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신성약품의 현장조사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신성약품은 총 1259만도즈의 독감 백신을 배송하기로 했는데 이 중 517만도즈를 배송하는 과정에서 약 250만도가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나머지 742만도즈의 독감 백신 배송 물량까지 중단 조치됐다.
질병청은 신성약품과 위탁 배송업체 간의 관계 등 유통 과정 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전반적인 수송 구조체계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성약품이 위탁 배송업체를 활용하고 위탁 업체는 다시 재하청을 주는 등의 물류 구조, 이에 동원된 배송업체 및 지입차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통해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이 접종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종 여부는 업체가 공급한 제조번호를 통해 의료기관별로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질병청은 신성약품이 배송하기로 한 독감백신 중 이미 공급한 물량을 제외한 700만 도즈(1회 접종분)에 대해서도 배송 중단 조처를 내린 상태다.
정부는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수거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 뒤 문제가 없으면 접종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선 이 백신을 쓸 수 있을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 관련 질문에 “해당 백신이 실제 냉동차에서 벗어나 운반된 시간은 1시간 이내, 10분 이내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하는 백신 상온 노출 안전기간보다 턱없이 짧아 위험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질병청 역시 “WHO의 2012년 허가된 백신의 안전성 시험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사백신은 25도에서 2∼4주, 37도에서 24시간 안정하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별 백신 효능에 관한 자료는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어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질병청 입장이다.
일부 책임 지적에 대해 질병청은 “생물학적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등에서 생물학적제제(백신) 수송은 ‘수송용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냉장 차량으로 직접 수송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별도 용기에 대한 기준은 없다”면서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편, 올해 9월까지 지난 3년간 예방접종 피해 보상신청은 2018년 63건, 2019년 68건, 올해 64건이 이뤄졌다. 이 중 각각 40건, 44건, 38건에 대해 보상됐으며, 23건, 24건, 24건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