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천만 명을 넘어섰다"면서 "코로나19 종식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코로나19와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는 일상과 건강 습관을 정착시키고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가 '셀프 백신'이고 안전벨트"라고 강조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30분 기준 누적 확진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달 30일 2500만명을 넘은 이후 18일 만이며, 지난달 10일 2000만명을 넘어선 지 38일, 지난 6월 27일 1000만명을 넘어선 지 82일 만이다.
정 본부장은 "각국 정부에서도 봉쇄 정책을 강화하는 등 유행을 통제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굉장히 높은 전염력과 전파력을 보이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방역에 있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추석 연휴를 꼽았다.
그는 "당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추석 연휴이고 두 번째는 가을·겨울철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증가하는 것이고, 세 번째로는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환경이 변화하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종식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코로나19와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는 일상과 건강 습관을 정착시키고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가 '셀프 백신'이고 안전벨트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하향 조정 효과는 아닌 듯"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근 다시 증가한 것과 관련, 정 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하향 조정에 따른 증가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봤다. 이어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낮춰서 올라간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며 “지금 발생하는 확진자들은 대부분 지난주 또는 그 전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중대본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53명이다. 이는 6일 만에 150명을 넘어선 것이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국내발생 확진자는 145명이며, 수도권에서 전날 대비 40명 많은 121명이 집중됐다
정 본부장은 “2.5단계를 2주 간 강력하게 했기 때문에 하루에 440명이 나왔던 환자 발생 정점을 꺾어서 100명대로 억제한 것”이라며 “2.5단계라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증가세를 꺾고, 감소 추세를 어느 정도 통제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5단계를 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모임과 이동량을 줄였고, 자영업자들도 업종 집합금지 조치 준수 등의 노력을 했다”며 “이런 노력 덕분에 지금 정도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고, 효과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민 57%만 독감예방주사 접종 가능, 고위험군부터 우선 접종"
정 본부장은 "올해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량은 2950만명분으로, 전 국민의 57%에 해당하는 물량"이라면서 "국민 모두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작년에 비해 500만명분이 추가 생산됐고, 사용량 기준으로 700만명이 추가 공급되는 것이어서 57%면 어느정도 면역이나 고위험군들이 접종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 본부장은 “올해는 연초에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백신 공급량이나 무료접종량을 늘려야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500만명분을 추가로 생산한 것"이라며 "지금 상황으로는 유정란이나 세포배양시설에 대한 준비, 물리적으로 바이러스가 자라고, 백신을 제조화하고, 검증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생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 생산해도 내년 2~3월이 지나서 공급되기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고, 수입도 2950만명분 안에 이미 물량이 포함돼 있다"며 "다국적 기업 2곳을 통한 물량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입 물량도 대부분 5~6개월 전에 이미 계약돼 있어 추가 물량 확보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접종을 꼭 해야 하는 고위험군 등 무료접종 대상자들이 일정에 따라 안전하게 주사를 맞는 게 최우선이고, 두 번째 민간 유료물량으로 공급되는 1100만명분도 가급적이면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들이 우선적으로 맞을 수 있게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