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보 등재 의약품의 실질적인 성과를 파악하기 위한 감시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항암제 등 고가 의약품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한 번 건강보험에 등재되고 나면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몇 년간 계속돼 왔다.
특히 문재인케어 시행 이후 더 점차 더 다양한 의약품이 등재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임상효과와 재정영향, 계약 이행사항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의약품 사후관리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의약품 성과 모니터링을 위한 질환 단위 전향적 실제임상자료(RWD) 수집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심평원은 “의약품 등재 후 급여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건강보험 청구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 국내 실제임상자료를 전향적으로 수집 및 분석해 의약품 사후관리 기반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추진 목적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시작되는 1단계 조사용역에서는 환자 증례기록지 및 환자 보고성과 조사서와 조사지침서를 개발한다.
환자증례기록지에는 환자 연령이나 성별 및 복용 중인 약물 등 의약품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거나 의약품 급여관리와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에 필요한 변수 수집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대상 질환의 의약품 간 성과(경제성평가)분석 조사 계획도 수립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 질환의 환자를 모집해 전향적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요구된다.
또한 1단계에서는 조사 결과 대표성 확보를 위해 우선 암질환 및 희귀질환 중에서 선정한다.
내년에는 2단계 조사용역을 수행, 1단계에 작성된 조사지침서를 개정하고 소규모 환자 모집 및 분석, 대상 질환의 환자조사 진행시 질(質) 관리를 수행한다.
3단계 조사용역에서는 약제별 효과 및 안전성 결과를 비교하고 약제별 환자 보고 성과, 경제성평가를 수행한 뒤 대상 질환의 임상 가이드라인 개정도 추진한다.
환자증례 기록 수집과 조사서 개발은 학회 등 임상전문가가 담당한다. 경제성 평가 모델 개발 및 분석은 의약품 성과연구 전문가가, 데이터 질 관리 매뉴얼 제시는 통계 및 약물역학 전문가가 맡아 수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해당 약물이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임상적 개선을 가져왔으며 경제성평가에서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는지 실제로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심평원 측은 “의약품은 제한된 환자를 대상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한 무작위대조연구로 등재되기 때문에 실제 임상환경에서 효과에 차이가 발생한다”며 “최근 고가 의약품이 가지는 가치 대비 건강보험 및 환자가 지불하는 비용의 적절성에 대한 사후평가 필요성이 대두된다”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