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전국 의료기관의 수술실 내부 CCTV 설치율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설치 예정인 곳도 15%에 그쳤는데, 국회에서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제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의료기관 CCTV 설치 현황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의료기관 1722곳 중 242곳(약 14%)에서만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했다.
향후 ‘수술실 내부 혹은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하겠다’고 답변한 곳도 약 15%에 그쳤다.
해당 조사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전신마취 수술실을 갖춘 병원급 의료기관(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종합병원 등) 1209곳과 의원급(의원·치과의원 등) 633곳 등 184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한 비율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병원급 의료기관보다 높았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596곳 중 110곳(18.4%)에 설치했는데, 병원급 의료기관은 1126곳 중 132곳(11.7%)만 설치했다.
이외에도 치과병원 14곳 중 6곳(42.8%), 치과의원 7곳 중 2곳(28.5%), 종합병원 305곳 중 65곳(21.3%) 순이었고, 요양병원은 15곳 중 한 곳도 수술실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단 수술실 내부에 설치된 CCTV는 약 92%가 녹화 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3분의 1은 녹화 기능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80% 이상은 녹화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으나 환자에게 녹화자료를 제공한 사례도 없었다.
수술실 출입구 CCTV 설치율은 병원급 의료기관이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높았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1194곳 중 789곳(66.1%), 의원급 의료기관 632곳 중 323곳(51.1%)에서 수술실 출입구에 CCTV를 설치했다.
종합병원 325곳 중 245곳(75.3%), 치과의원 6곳 중 4곳(66.6%), 병원 838곳 중 532곳(63.4%), 치과병원 16곳 중 9곳(56.2%) 등 순으로 설치율이 높았다.
아울러 ‘수술실 내부 혹은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의료기관은 약 15%였다. 사유로는 ‘신뢰 저하로 인한 업무 부담(32.8%)’ ‘의료인력 사생활 보호(18.6%)’ 등이 꼽혔다.
권 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국민 열망과 공감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설치 현황과 향후 설치 의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공감대를 높여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