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총파업 이틀째···빅5 병원 수술 '반토막'
교수들 부담 커지면서 외진도 차질, 지방대병원도 수술 축소 등 고육지책
2020.08.27 12: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전공의 및 전임의들이 총파업에 이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단체행동을 이어가자 수련병원들이 수술 규모를 축소하며 진료 차질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의 빅5 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수술 건수를 평소 대비 절반인 50%가량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391명 중 366명(94%)과 전임의 252명 중 11명(4%)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은 27일 95건의 수술 일정을 변경했다. 평상시 수술 건수의 50%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평시에는 하루에 190건 정도 수술을 진행하는데 25일은 40건(20%), 26일은 65건(34%) 오늘(27일)은 95건의 수술 일정을 줄였다"며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가 빠진 자리를 대체하는 교수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돼 외래진료 역시 평상시 보다 축소해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총파업 후 하루 수술 건수를 평시의 절반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병원은 27일 약 65건의 수술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는 기존 하루 평균인 130건의 50%에 불과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120~130건 정도 수술을 진행했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인력이 빠진 뒤 65건(50%) 정도로 규모를 조정했다. 하지만 예약된 65건과 당일 수술을 합하면 평시 70% 정도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래 또한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일정 수준 감소했는데 병원 관계자들은 파업과 코로나19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진료 대기 시간이 지연되는 등 전공의 파업으로 여러모로 병원 분위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며 “예약이나 검사를 연기하기 위해 전화하고 문의에 응대하느라 직원들의 불편함 역시 심화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공의 500여 명 전원과 전임의 20여 명이 파업에 가담한 서울아산병원 또한 27일 수술 건수를 약 65건 정도 축소했다. 보통 200건의 수술을 진행하는 평소 대비 30~40% 줄인 것이다. 

외래 진료 또한 일부 환자 일정을 변경해 10%가량 연기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의 전공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방침에 따라 파업 첫날(21일)부터 동참해 교수와 펠로우 등이 지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중환자를 진료하는 A교수는 “정규수술이나 입원환자 자체가 줄어서 중환자실도 자연적으로 환자가 감소했다” 며 “중환자실은 기존에 전공의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진료적인 부분에서 큰 차질은 없지만 교수와 전임의 등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의료 질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는 약 80%가 전임의는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소수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수술 축소율은 정확한 수치로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일정 부분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증 수술 및 시술은 과별로 축소 조절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 또한 “전공의는 꽤 많이 참여했는데 전임의의 참여율은 저조한 상태다”며 “수술은 임상과와 마취통증의학과에서 논의해 축소하고 있지만 정확한 집계는 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대병원 수술 줄이고 교수 등 대체인력 활용…피로도 누적 우려
 
지방대병원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은 수술 건수를 조정하고 교수 등 대체인력을 활용해 진료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영남대병원은 25일 기준 수술 건수를 평소보다 50%가량 축소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같은 요일인 지난 18일과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 수술을 축소했다”며 “다만 새로운 수술을 잡지 않은 것이지 기존 일정이 잡혀있던 수술을 미루거나 축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 등 대체인력이 당직을 서가며 병원을 운영 중이라 환자 불만이나 혼란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교수들 피로 누적으로 1주일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도 “파업 전에 급한 수술은 당겨 하거나 응급·중요 수술은 그대로 진행하고 늦어져도 지장이 없는 수술은 환자·보호자와 합의 하에 연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나 간호사 등이 전공의 자리에 투입돼 진료를 이어가고 있어 진료는 정상 운영 중이다”며 “다만 이분들의 피로도 누적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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