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고발' 강수 카드 의뢰 멈춘 복지부
공지 1시간 30분여만에 번복…사태 악화 우려와 대학병원장들 의견 수용
2020.08.28 07: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발, 무기한 집단 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의 공지를 1시간 30분여만에 취소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취소 이유로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27일 복지부에 따르면 김현숙 의료자원정책과장이 직접 이날 4시5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키로 했다. 관련 참고자료 배포도 예정됐다.


전날 복지부는 전공의·전임의 대상 즉시 진료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명하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행정처분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주요 병원 20곳의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찾아 휴진자 명단을 확인, 전공의 등 358명을 대상으로 개별 업무개시 명령서까지 발부했다.
 

응급실은 당일 1시간 내, 중환자실은 익일 오전 9시까지 복귀명령 이행 여부가 확인됐다.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면허정지나 취소 등의 행정처분도 가능하다.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방문한 병원을 재방문해 휴진한 전공의 등의 복귀 여부를 점검하고 미복귀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경찰 고발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됐지만 복지부는 돌연 취소를 알렸다. 고발 공지를 내린 오후 3시50분에서 1시간 30분가량 지난 오후 5시 18분 복지부는 일정을 취소를 공지했다.


행정적 처분을 넘어 수사기관의 힘을 빌어 형사 처벌이라는 초강수까지 동원하려다가 급히 멈춘 셈이다.

복지부가 고발 계획을 일단 유보한 것을 두고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의료계 투쟁 선두에 서있는 전공의들을 처벌할 경우 오히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해 유보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복지부 측은 “병원장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로 의료계 원로들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에 대한 고발장 제출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라고만 설명했다.


실제 이날 오후 박능후 장관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등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만나 1시간 3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중앙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의 김연수 병원장은 이날 교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료계 한 인사는 “결국 복지부의 고발장 접수 유보 배경에는 대학병원장들의 의견이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역시 전면 재논의될 가능성도 커진 셈”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집계 기준 27일 전공의 휴진율은 68.8%다. 대형병원에선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에 전임의까지 가세하면서 인력난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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