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치과에 발기부전치료제가 공급되고
, 한의원에는 스테로이드제가 납품되는 등 전문의약품 오남용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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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의약품 유통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그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안일한 의약품 관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의약품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치과의사와 한의사들 업무 범위와 무관한 전문의약품 사용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014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치과 병의원 758개소에 모발용제 4만3930개, 발기부전치료제 1만9675개, 백신류 514개 등 총 8만4538개의 특정 전문약 공급 사실을 파악했다.
이렇게 공급된 전문의약품 수량과 조사 시점의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는 등 모발용제, 발기부전치료제 등과 같은 전문의약품을 치과의원 15개소에서 실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A치과의원의 경우 원장이 본인에게 모발용제 또는 발기부전치료제 등을 처방, 사용했으며 B치과의원 원장은 처방전도 없이 해당 전문약을 본인에게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 및 약사법에 따르면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 임무를 수행하며, 그와 관련된 의약품을 투약하거나 처방하도록 명시돼 있다.
물론 치과의사의 전문약 취급이 불법은 아니지만 감사원은 모발용제, 발기부전치료제, 백신류 등은 치과 의료·구강 보건지도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의약품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모발용제는 정제를 나누면서 발생하는 가루가 기형아 출산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우울증, 자살 등 정신계 이상반응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처방 및 투약이 요구되는 의약품이다.
발기부전치료제 역시 오남용 우려가 현저하고 허가사항에도 심혈관계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반영되는 등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그럼에도 치과의사가 치과 의료·구강 보건지도행위와 관련이 없는 해당 전문의약품을 공급받아 사용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한의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에는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 임무를 수행하며 그와 관련된 한약 및 한약제제 등을 투약하거나 처방 및 조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전국 한의원 5773개소에 스테로이드제 64만2408개를 포함해 총 360만261개의 전문의약품이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원에 공급된 전문의약품 중에는 스테로이드제, 국소마취제와 항생제 등 허가사항 등에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한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는 품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예컨대 스테로이드제의 대표적 성분인 덱사메타손의 경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총 1만954건의 이상사례가 보고됐고, 2017년에는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리도카인 등의 성분을 함유한 국소마취제는 경련·발작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과 심정지 등 심혈관계 부작용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감사원은 현장조사를 통해 공급된 전문약 수량과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는 등 스테로이드제, 국소마취제 등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의원 9개소를 확인했다.
한의원들은 해당 의약품 전량을 폐기했다고 진술하거나 스테로이드제와 국소마취제 일부 사용을 시인한 곳도 있었지만 실제 폐기 및 구체적인 사용내역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전문의약품 오남용 위험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무사안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복지부는 모든 전문의약품의 현황을 파악하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 및 한의원 등에 공급된 전문약 사용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복지부는 이번 감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향후 치과 병의원과 한의원의 전문의약품 사용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종합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대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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