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3일 정부가 발표한 전화상담 및 처방 허용을 전면 거부한다며 회원들에게 이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원격의료’로 해석될 수 있는 이번 정부의 조치는 그동안 의료계가 줄곧 반대해 왔기 때문에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일단 의협은 “원격의료와는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의협은 이날 저녁 회원들을 상대로 긴급 안내문을 발송하고 “의협은 정부에서 발표한 전화상담 및 처방을 전면 거부한다”며 “회원들의 이탈 없는 동참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전화상담 및 처방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의협은 “지난 21일 복지부가 의료계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전화상담 및 처방 허용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이를 즉시 철회하고 사과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전화를 통한 처방은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의 경우 폐렴을 단순 상기도감염으로 오인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환자가 전화로 감기 처방을 받고 일상생활을 하면 주변으로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전화 처방에 따른 법적책임·의사의 재량권·처방의 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함에도 정부는 이를 일방적으로 발표해 국민과 의료인에게 큰 혼란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협은 회원들이 전화상담과 처방에 참여하지 않도록 단속에 나섰다.
의협은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로 이를 바로 잡기 전까지 회원들도 전화상담과 처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 달라”며 “의료계가 회원 여러분의 단결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협의해 나갈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 같은 움직임이 원격의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의협은 긴급 안내문은 “문자 그대로 봐 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어설프게 대응할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된다는 것”이라며 “문자 그대로 해석해 달라”고 답했다.
‘원격의료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원격의료에 대해)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그대로만 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긴급 안내문을 통해 환자 진료 시 KF94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할 것과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자가 격리 및 이로 인한 폐쇄에 대한 보상을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