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의사 있어도 소아과 없어 '무용지물'
서울시, 야간 소아응급진료 병원 모집 난항…'6개월 3억 지원' 효과 무(無)
2023.09.11 05:35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서울특별시가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 24시간 소아응급 진료를 수행할 병원을 물색하고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응급실을 지키며 환자를 받더라도 이후 시스템인 배후진료를 맡을 소아청소년과 인력난으로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한 현실의 문제에 직면한 탓이다.


서울특별시는 금년 3월부터 ‘서울형 야간 소아의료체계’ 구축을 천명하고 현재 24시간 소아응급 진료 병원을 공모 중이다. 


서울형 야간 소아의료체계는 야간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3개소에 소아응급 환자가 몰리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를 위해 오후 9시까지 소아 경증환자를 진료할 의원 8개소와 24시간 경증·준응급 소아환자 진료를 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개소 지정 및 지원이 계획됐다. 


서울시는 또 기존 3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오후 9~12시 경증환자 대상으로 간단한 처치와 야간진료 가능 병원을 안내하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평일 오후 9시까지 소아진료에 나설 1차 의료기관 7개소를 지정하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3개소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24시간 경증·준응급 소아환자를 진료할 병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권역별 1개소씩 총 4개소에 각각 6개월 간 3억원 가량의 지원을 내걸었지만 병원들의 참여율이 여전히 저조하다.


주간에만 소아응급 진료를 하는 A 병원의 관계자는 “배후진료에 필요한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가 부족해 야간까지 응급환자를 볼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 야간 소아응급 진료 부담 갈수록 커져

환자 받아도 입원 결정 등 소아청소년과 의사 없어 진행 못해 

개원의, 종합병원 진료 허용 등 파격적 조치 검토 필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모든 소아응급 진료를 담당하기 어렵고, 설사 환자를 받는다 하더라도 응급진료 후 입원을 결정해 줄 소청과 전문의가 없어 야간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응급의료포털’ 확인 결과, 상당수 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야간 소아응급진료 불가'로 안내돼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 지원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월등히 높지만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크지 않다는 것도 결국 인력난에 기인한다.


응급의학과 의료진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포함해 배후진료를 볼 소아청소년과 인력까지 합하면 실제 1인당 지원받는 금액은 낮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원책을 실제 시행하면서 진료현장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제도가 미처 담지 못했던 사안들을 차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의 지원책 강구에 더해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이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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