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반복된 리베이트 수수 의사, 가중처벌 적법'
피의자 불이익 크다는 주장에 재판부 '근절 위해서는 강력한 제재 필요'
2020.06.05 05: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리베이트 수수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5년 이내 또 다시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면 가중처벌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개정법은 반복된 리베이트 수수에 대한 가중처벌을 정한다. 의사는 해당 처분기준이 과중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김정중)는 제약회사 직원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4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앞서 지난 2016년 의약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305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이후 관련 법에 따라 의사면서 자격정지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구 의료법은 의료인이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금전이나 물품, 향응 등 각종 경제적 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한다. 만일 리베이트를 수수하면 1년 이내 범위에서 면허자격이 정지된다.


또한 구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은 리베이트 수수로 한번 처분을 받은 의료인이 또다시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면 5년 이내 위반횟수에 따라 가중처분을 한다.


첫 회 위반에서는 수수액이 상한기준인 2500만원인 경우 최대 자격정지 12개월의 처분을 받는다. 두 번째 위반 때는 1500만원 이상 리베이트를 수수했을 경우 12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이 이뤄진다.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1000만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받으면 12개월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처분 하한기준인 300만원 미만을 수수했을 경우 첫 번째는 경고처분을, 두 번째는 자격정지 4개월을 받게 된다.


A씨는 이같은 처분기준이 과중하다며 소송을 냈다.


가중처벌을 받을시 정지기간이 2개월씩 늘어나는 것은 면허정지를 당한 의료인이 입게 되는 손해와 비교해 부당하다고 A씨는 주장했다.


처분 기준이 세분화 돼 있지 않아 300만원을 수수한 의사와 500만원을 받은 의사가 같은 처분을 받는 것 또한 부당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처분기준은 봉직의와 개원의를 구분하고 있지 않는데, 월급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봉직의에 비해 개원의는 직원 임금 등 부가적인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처분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분규칙은 각 행정청이 관할하는데, 법원은 각 사건에 대해 행정처분의 정도가 정당한지를 따지게 된다”며 “이사건의 경우 의약품이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엄중하게 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돼 왔고, 동일한 위반행위가 반복될 경우 더욱 강화된 제재를 시행하고자 행정처분 규칙이 개정돼 이사건 처분기준이 마련됐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했을 때 가중처벌 구간을 2개월 단위로 설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리베이트 수수액에 비해 A씨가 입게 될 손해가 크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관기관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A씨 의원과 유사한 규모의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월평균 수입은 약 1500만원으로 원고 주장과 부합하기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 처분기준으로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국민건강 보호 및 약가 거품형성 억제, 건강보험 건전화, 보건의료시장의 공정한 경쟁 등 공익추구 목적보다 크지 않다”고 판시했다.


봉직의와 개원의 처분을 달리 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봉직의와 개원의가 리베이트 수수에 있어 본질적으로 다른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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