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수술실 간호사 1명이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3명의 감염이 추가 확인되면서 자칫 5년 전 메르스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병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해당 간호사 동선에 포함될 위험이 있는 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이른바 ‘빅5’ 병원 중 의료진 감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어제 오후 5시께 삼성서울병원 측으로부터 흉부외과 수술실 간호사 1명이 확진됐다는 보고를 받았고 추가 검사 결과 3명이 추가확진됐다. 모두 함께 근무한 간호사들"이라며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간호사와 접촉한 의료인 262명, 환자 15명 등 접촉자 277명 중 265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병원에 따르면 모든 검사자들에 대한 결과는 오후께 나올 예정이다.
앞서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병원장은 이날(19일) 오전 직원들에게 긴급공지를 통해 “수술실 간호사 1명이 확진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알렸다.
의료진 가운데 증상자가 발생했단 보고를 받은 병원은 전날(18일) 오후 본관 수술실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실시한 뒤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검사 결과 확진이 확인되면서 병원은 본격적인 대처에 들어갔다.
본관 수술장 일부와 탈의실을 부분 폐쇄했으며 수술실에 출입하는 마취과 업무도 ‘올스톱’했다. 치료시 마취가 필요한 소아들의 방사선치료 또한 중단했다.
또 이날 오전 출근한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열감시 카메라 검사를 한차례 실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는 지난 17일 저녁 증상이 발현돼 이튿날 출근을 하지 않고 검사를 받은 뒤 확진됐다. 16일부터 오프(휴무)였던 그는 증상 발현 전후 출근하지 않았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에 방문하거나 방문한 지인 등과 접촉한 이력은 없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원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자가격리 대상 의료진들이 늘어나 진료 일정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국면 접어들었나 싶었는데 서울 대형병원 의료진 감염 촉각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빅5’ 대형병원 의료진이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월 서울대학교병원에선 응급실에 내원했던 몽골 환자가 퇴원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환자는 몽골 방문 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응급실 환자를 분리하고 의료진 등 접촉자 59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다. 응급실 내 중환자실 공간은 정상적으로 가동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지난 3월 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환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관 어린이병원 소아병동 6인실에 입원하고 있던 해당 환아가 확진되면서 병원은 같은 병실환자들을 음압격리병실로 옮겼으며 병동 전체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 환아는 당시 원내감염이 발생했던 경기 의정부성모병원을 거쳐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병원은 의료진을 포함한 접촉자 및 환아와 동선이 겹쳤던 내원객 50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해당 환아와 같은 병실을 쓰던 아기 어머니가 자가격리 도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촌세브란스에선 지난 2월 말 확진자가 병원에 다녀갔지만 CCTV 확인결과 접촉자가 없어 정상 진료를 속행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2m 이내 보호장비 없이 접촉한 사람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형제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간호사와 간병인 등 7명이 내원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원내감염이 발생했다. 은평성모병원에선 환자 이동을 돕는 이송요원 1명의 확진을 시작으로 집담감염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