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촛불혁명’과 많은 유사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K-방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극복에는 질병관리본부 역할이 가장 컸으며, 코로나 이후 ‘포스트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위기 당시와 같은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본부(위원장 이낙연)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상, 이미 와있는 미래를 앞당기자’는 주제로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이낙연 본부장을 비롯해 이광재 본부장, 김상희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한양대 윤종록 석좌교수,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홍윤철 단장 등이 참석했다.
첫 번째 순서를 맡은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19 대응은 촛불혁명과 많은 유사성이 있다”고 평했다.
김 이사장은 “촛불혁명은 불의 척결, 코로나19는 국난의 극복이라는 성격을 가지지만 광범위한 국민들의 참여를 통한 성취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며 “적극적인 국민의 참여가 없었다면 성공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K-방역 과정의 우수성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의사들 희생도 있었으나 질병관리본부가 제일 중요하다. 정은경 본부장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과거와는 다른 국가 역할을 입증하며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질본의 실력과 정보력, 즉각적인 대응과 열린 의사결정을 비롯해 루즈벨트의 노변정담(fireside chats)과 비슷한 역할을 한 정은경 본부장의 기자회견 등 과정의 우수성이 뛰어났다”며 “그동안의 경제·사회정책이 딱딱한 것이었다면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는 국민 개개인을 대상으로 돌봄과 보장의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도 코로나19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직접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다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싶다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응답, 다음 전염병에 대비한 준비가 없다면 포스트코로나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코로나19 대응에 각계 각층이 의견을 내고 함께 참여했던 것처럼 포스트코로나 또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말하게 한 뒤 정책 패키지를 형성하는 과정이 적어도 2~3개월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과정을 당이 주도해야 한다. 지금은 21대 국회 출범기, 차기 대선주자가 본격적으로 부각돼 가는 시기다. 포스트 코로나 대책은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토론과 의견 수렴의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가는 대장정 방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윤철 단장 “지금 원격의료 도입하면 의료체계 매우 위험-동네 단위 책임의료체계 우선 도입"
홍윤철 단장은 코로나19에 따라 재조명되고 있는 원격의료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홍 단장은 “의료 근본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돌봄이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원격의료 개념은 상당 부분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단장은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대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빅5병원의 경우 병원과 의료진 신뢰도가 90%에 달했지만 의원급은 2% 내외에 불과했다. 이 상황에서 원격의료를 시행하면 환자가 전부 빅5병원으로 몰려 의료체계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비대면 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지만 근본적 이유는 의료 붕괴를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국민들도 일차의료기관의 만성질환관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단장은 공공의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동네 단위의 '책임의료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지역사회 단위를 담당하는 주치의제도를 도입해서 이를 공공의료 플랫폼과 연계하자는 것이다.
홍 단장은 “이제는 개별 질병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하는 의료가 필요하다. 질환 하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전체를 치료하는 것”이라며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 의료, 단순 전달체계가 아닌 협력체계 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