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급성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온 환자를 오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금고형을 받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는 14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응급의학과 전문의 및 전공의 관련 재판에서 당시 응급의학교실 전문의 A씨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앞서 지난 2014년 서울 某 대학병원에 한 환자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오면서 시작됐다. A씨는 응급실에서 일하던 전공의와 함께 환자의 호흡곤란을 해결하기 위해 산소 및 약물 공급조치를 했다.
그러나 환자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의료진은 기관삽관 및 윤상갑상막절개술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환자는 이윽고 급격한 호흡곤란과 함께 심정지를 일으켰다. 이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함께 기관삽관과 윤상갑상막절개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중환자실로 옮겨진 환자는 7개월의 입원 치료 끝에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급성 후두개염을 급성 인두편도염으로 오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유족 측은 급성 “호흡곤란을 일으킨 환자의 X-Ray를 확인했다면 보다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진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A씨와 전공의에게 각각 금고 10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에서 의사들은 “당시 응급상황이었기 때문에 진료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업무상 과실로 볼 수 없으며, 과실이 있다고 할지라도 환자 사망과 인과관계는 없다”며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환자 상태를 미뤄봤을 때 A씨는 최선의 의료조치를 실시했고 명백한 과실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환자의 산소포화도는 매우 낮아 기관삽관이 불가피 했다“며 ”(A씨가 오진한 급성 인두편도염이 아닌) 급성 후두개염 환자였더라도 기관삽관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관삽관에 실패했지만 이후 13분 내 목 주변을 절개해 윤상갑상막절개술로 산소를 공급한 A씨의 처치 또한 당시 의료수준에 비춰봤을 때 충분한 조치였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이사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많이 힘든 가운데 사법부가 양식있는 판단을 해주셨다. 응급 일선의 의료진들이 더 힘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안타깝게 사망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해 진행된 민사재판에서 A씨와 전공의는 유족 측은 법원 화해권고에 합의했고, 의료진이 사망한 환자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에게 각 3억원과 2억원을 지급했다.
해당 전공의는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 사실로 2심에서 항소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