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서울시민의 13.4%가 병원 진료가 필요했으나 병원을 가지 않거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 중 절반 이상이 ‘병원 내 감염’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서울연구원(원장 서왕진)과 서울대 유명순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는 지난 4월28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시민 8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민 코로나19 위험인식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신뢰수준은 95%(최대 허용 편집오차 ±3.1%P)이다.
서울 시민 중 13.4%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병원 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않았거나 못했다’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병원 내 감염을 우려한 ‘병원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 62.4%로 가장 많았고, ‘병원에서 다음에 오라는 권유를 받아서’가 10.1%로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손창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감염병 상황에서도 기존에 병원을 이용하던 환자들, 특히 필수적이고 즉각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에게 서비스 보장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도 만성질환 관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원격의료와 같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전파되자 지난 2월 24일부터 만성질환 환자를 중심으로 전화상담 및 처방을 진행 중이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전화상담은 코로나19 특성상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감염 발생이 상당히 높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취한 조치다”며 “비대면 진료를 통해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에 따른 감염위험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의료진도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코로나19 경각심 전국보다 10%P 낮아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전국과 서울을 나눠 질문한 결과 서울시민은 전국적인 상황에 비해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을 약 10%P 정도 낮게 인식했고, 이런 경향은 20대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심각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전국 평균 58.2%인데 비해 서울시는 47.4%로 약 10%정도 낮았다.
연령별로는 전국(55.3%)과 서울시(39.5%) 모두 20가 ‘코로나19를 심각하다고 인식한다’에 그렇다고 대답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고 30대가 전국 62.4%, 서울시 52.3%로 집계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속 방역 지침의 확보와 실천에 있어 개인과 사회의 추가적인 비용과 노력,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새로운 일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5.2%로 지난 4월 실시한 전국 조사 결과인 72.1%보다 높은 수용 의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생활방역 개인 지침 중 하나인 ‘아프면 집에서 3~4일 쉰다’가 감염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효능감 문항에는 68.6%가 ‘그렇다’라고 답한 반면, ‘실제로 항상 그렇게 한다’는 49.1%만 긍정적으로 응답해 격차를 보였다.
유명순 교수는 “서울 시민들의 감염예방 행동이 도움이 된다는 믿음(효능감)과 실천 간 격차를 통해 생활방역 체제 대비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