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실리콘 지문을 직접 제작해 ‘가짜 지문’으로 출퇴근 기록을 조작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근무지를 상습 무단이탈한 혐의를 받는 치과의사 2명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가짜 지문’을 이용한 출퇴근 기록 조작은 군인이나 공무원 등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추가 근무 수당을 챙기기 위해 빈번히 사용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3월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군의관 8명 또한 이 수법을 사용하다 발각된 바 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최한돈)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무단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의사 A(33)씨와 B(33)씨에 대해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각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치과진료 담당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당시 지휘관의 허가 없이 30여 차례에 걸쳐 근무 장소를 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로의 지문을 본뜬 실리콘 지문을 자체 제작해 나누어 가진 뒤 이를 출퇴근 확인용 지문인식기에 대신 인식시켜주는 방법으로 이들은 총 62회에 걸쳐 담당 지휘관의 직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은 이들에 대해 각 1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검사와 피고 측은 모두 각각 항소장을 제출했다.
다만 A씨 등은 '검사가 피고인들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소해 같이 항소했으며, 원심의 벌금형 선고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취지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가 많은 데다 직업적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성실하게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해당 군 병원에는 총 4명의 군의관이 있었으나 보조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2명씩만 근무, 나머지 2명은 대기했다"면서 "A씨 등은 진료 일정이 없는 날 무단이탈 등을 한 것으로 실제 진료업무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군 병원장 및 인사행정과장으로부터 A씨 등이 계획된 진료업무는 성실하게 해 만족도가 높았으므로 선처해달라는 탄원서가 제출됐다"며 "이 밖의 양형조건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선고형은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