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암질환심의위원회 개최가 다시 연기됐다.
이에 따라 항암제들의 급여등재 절차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키트루다, 타그리소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진입의 연내 가능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8일 제약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날 예정됐던 이날 암질환심의위원회, 앞선 지난 2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개최를 모두 연기했다.
이달 하순경으로 일정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암질환심의위원회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미뤄지는 상황이다.
총 43명으로 구성된 위원 대부분이 코로나 사태 대응으로 바쁜 대형병원 교수들이다. 정부가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회의 자제령을 내린 탓에 회의가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다.
대면회의가 원칙이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서면심의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급여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약제들의 중요도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지난 2월 상정이 예고됐던 약제 중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오노·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 등 대형품목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4월엔 BMS의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이 추가 상정될 예정이었다.
특히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 중 유일하게 단독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등극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 2년간 협의를 가져 왔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당 약제들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심의 결과를 떠나 언제 열릴지 모르는 암질환심의위원회의 불확실성에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멀어지고 있다. 비싼 약값 부담에 허덕이는 암환자들은 다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부는 약제평가위원회와 암질환심의위원회에 대한 명확한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일정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3월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5~6개 안건과 4월 상정 안건에 대해 합쳐서 논의할지, 분리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획으론 이달 암질환심의위원회를 2번 개최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논의가 예정된 약제에는 암환자들이 고대해 왔던 항암제가 다수”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언제 열릴지 모르는 심의에 업체들과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