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선별진료소 '감염 위험 ↓·검사 속도 ↑'
방호복 필요없는 '세이프티 가드'부터 해외 주목 '승차진료' 등 다양
2020.03.18 05: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며 검사를 원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은 1만 8971명이며 지금까지 총 27만 4504건의 검사를 마쳤다. 이에 공공의료기관은 의료진의 감염 위험을 낮추고 검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임시 컨테이너형 선별진료소부터 해외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는 승차 진료(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의료진과 검사자가 접촉하지 않아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할 필요가 없는 진료소까지 병원들의 다양한 선별진료소 운영방법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주]

 

서울특별시 동부병원, 방호복 필요 없는 ‘세이프티 가드(safety guard)’

서울특별시 동부병원(병원장 김석연)은 의료진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 안전하게 진료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세이프티 가드(safety guard)’ 선별진료소를 최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세이프티 가드’ 선별진료소는 의료진과 검체자의 공간·동선이 분리된 양압진료실과 음압검사실을 구축해 감염 우려가 낮고, 보다 신속하게 진료 및 검체 채취를 진행할 수 있다.

의료진은 양압 공간에 검체자는 음압 공간에서 유리벽을 통해 인터폰으로 대화를 진행하고 유리벽에 비닐로 막은 구멍을 이용해 검체를 채취한다.

검체 채취 시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검체자는 자체적으로 냉장고에 검체를 보관하고 뒷정리까지 한 후 검사실 밖을 나오게 돼 진료소 내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검체자가 나가면 공기 순환을 통해 방을 정화하고 다음 검체자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세이프티 가든 선별진료소는 기존 1시간 정도 걸리던 검체 채취 시간을 15~20분으로 단축시켰다.

또한 레벨D의 방호복 착용이 필요하지 않아 의료진의 체력소모가 덜하고 근무환경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물품 수급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동부병원 김석연 원장은, “장시간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진료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고 호흡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체력소모가 상당하다”며 “지금과 같은 양압진료실 내에서는 레벨D를 입지 않고 최소한의 마스크와 고글만으로 충분하기에 의료진들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도 주목한 '승차 진료(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drive-through)'

승차 진료소(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는 기존 선별진료소와 달리 검체자가 자동차에 탑승한 채로 체온측정과 문진표 작성, 검체 채취 등을 진행한다.

이 시스템은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등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생물 테러에 대한 연구에서 대규모 환자 발생 시 고안해 낸 해독제 지급 방식 중 하나였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검체자가 자신의 차에서 대기하고 타인과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적다.

또한 의료진이 검사할 때마다 장비를 소독하고 방호복을 갈아입어야 하는 일반 선별진료소와 달리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방호복을 갈아입지 않고 의료진이 살균‧소독 부스에 들어가 몇 초간 소독 받은 후 곧바로 검사를 재개할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독일과 영국 등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 관심을 보이며 도입했고 최근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또한 도입했다.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전체 건물을 선별진료소 활용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확진자 치료에 총력을 다하는 서울의료원은 응급의료센터 건물을 선별진료소로 사용하고 있다.

선별진료소의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 1월 31일부터 응급의료센터 기능을 정지하고 선별진료소를 위한 공감으로 활용한 것이다.

임시 컨테이너가 아니라 독립된 건물을 사용하는 만큼 의료진과 검체자 모두 쾌적하고 원활한 환경에서 검체 채취 등이 가능하다.

응급의료센터 기능이 정지됐기 때문에 서울의료원은 인근 소방서와 연락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를 타병원으로 이전시키고 직접 찾아오는 환자는 상황 설명 후 인근 병원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타병원은 대부분 천막이나 컨테이너 등 임시시설을 활용해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응급의료센터를 선별진료소로 사용하는 병원은 서울의료원이 유일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서울의료원 응급실 내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해 응급실을 임시 폐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을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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