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한 중심 정맥관 삽입술 시행 결과 환자를 사망하게끔 한 국립대학교병원이 소송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망인 A씨의 유족이 C국립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병원의 책임을 20%로 제한해 유족이 청구한 3억1449만원 중 6289만원을 배상금으로 책정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C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전신 혈관염, 베게너 육아종증 등의 치료를 위해 중심 정맥관 삽입술을 받고 나서 사망했다.
유족들은 의료진이 수술 시행 및 처치 과정 과실을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의료진이 망인에게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중심 정맥관을 삽입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 해 혈관을 손상시켜 대량 출혈에 따른 혈흉이 발생했다. 또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 및 수혈도 이뤄지지 않아 응고 장애로 인한 쇼크로 사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술 이후 망인의 혈압이 저하되고 사지가 늘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흉부방사선 검사를 통해 우측 흉곽에 혈흉이 발견됐다”며 “출혈의 원인은 해당 수술로 인한 쇄골하동맥 손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피고 병원 의료진 또한 진료경위서를 통해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은 망인의 급격한 혈압 저하와 관련해 승압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혈관 손상 등을 확인하기 위한 흉부방사선 검사를 즉시 시행하지 않아 혈흉을 신속히 발견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망인에게 지속적으로 출혈이 발생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만약 수술 과정에서 혈관이 손상되지 않았더라면 망인의 생존기간을 다소 연장시킬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수술 시행 과정과 그 이후의 처치상 과실이 환자 사망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 망인 상태가 위중했다는 점 ▲ 망인 혈액응고장애 등이 대량출혈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 혈흉 발견 직후 처치는 적절했다는 점 ▲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에도 불구 생존 기간은 길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이 인정돼 병원 배상 책임을 2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