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록금으로 교직원 사학연금을 대납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관계 당국이 괘씸죄를 적용, 사학연금에 허용되던 특혜를 잇따라 철폐하려는 움직임이다.
교육부는 16일 사학연금 가입 교원의 경우 교육공무원 정년을, 사무직원은 일반직공무원 정년을 각각 그 상한연령으로 적용토록하는 내용의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학교별로 모호하게 적용되던 사립학교 교직원의 연금법 상한연령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학교 간 통일성을 확립하고, 국․공립 교직원과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립학교 교직원은 교육공무원법에 규정된 62세, 사무직원은 공무원 개별법에 명시돼 있는 60세가 상한연령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즉, 사립대학교 의과대학이나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들은 62세, 사무직원은 60세가 사학연금의 상한연령이 된다는 얘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사립학교법에는 정년에 대한 규정이 없어 대학 재량으로 사학연금을 운용해 왔다”며 “사학연금에 등록금이 유용된 사태의 발단도 이 부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일 전국 사립대학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교비회계에서의 사학연금 대납을 원천봉쇄 시키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감사에서 적발된 위법의 경중에 따라 ‘징계’ 등 신분상 조치는 물론 39개 사립대학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감사결과 이들 39개 대학은 교직원이 부담해야 할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등 1860억원을 학생 등록금인 교비회계 등에서 대신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속병원이 있는 사립대학의 경우 교직원의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부속병원 회계에서 지급했고, 개인부담금 납부기간인 33년을 초과한 교직원에게도 별도수당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를 계기로 대학이 법령을 위반해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교비회계 등에서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알리고 정기적인 실태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사학연금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혜 철폐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바 있다.
교육부는 2012년 1월부터 연금 산정기준을 보수월액에서 기준소득으로 바꾸고 비용부담률도 높아지는 등 `더 내고 덜 받는 구조의 사학연금법 개정안 시행에 들어갔다.
이 개정안은 안전행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이은 연금개혁 후속조치로, 공무원연금의 개정 방향과 큰 틀에서 맥을 같이 한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사학연금 산정기준이 기준소득으로 바뀌면서 20년 재직 교직원이 퇴직시 받는 연금 총액은 종전 6억4717만원 보다 4650만원 가량 줄어든 6억67만원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뿐만 아니라 사학연금을 처음 받게 되는 연령은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높아지고 교직원이 사망했을 때 유족들이 받게 되는 금액은 현재 퇴직연금의 70%에서 60%로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상태라면 사학연금 기금고갈 시점이 2024년 정도로 추정된다”며 “연금제도를 개혁함으로써 재정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